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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를 읽고 / "한반도 아열대기후 단정은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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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를 읽고 / "한반도 아열대기후 단정은 무리"

입력
2001.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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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동안 전 세계가 이상기후로 인한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으면서 기후에 대한 관심이날로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한반도가 아열대기후로 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나 섣부른 추측이다.지리학적 기후 구분에는 기온, 강수량 등의 기상요소, 식생 분포 등 지표면 경관이 고려된다. 학자에따라 기준이 다르기는 하지만 가장 많이 인용되는 쾨펜(Köppen)의 기후 구분에서는 식생 분포에 따라 전 지구가 크게 11개 기후대로 구분된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부 내륙지방은 ‘한대성 다우기후’, 남부지방은 ‘온대성 다우기후’에속한다. 또 다른 여러 학자들은 중국 화남지방과 큐슈 등 일본열도 일부, 그리고 제주도를 아열대기후로 구분하기도 한다.

과연 우리나라 기후는 변하고 있는가. 1960년대와 1990년대의 한반도 기후를 비교해보면, 연평균기온이0.3~1.5℃ 정도 상승하였다. 특히 겨울철에 상승폭이 가장 커서 가장 추운 달인 1월에 대구, 포항, 서울의 평균기온은 2.7℃가 상승하였다.

그러나 추풍령의 경우 겨울철 기온 상승폭이 0.4℃로 대도시 지역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이는 도시화 및 산림 훼손 등 개발에 따른 환경 변화가기온 상승에 일조를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기온 상승은 전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186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140년간 전지구 기온이약 0.6℃ 가량 증가했다. 게다가 1990년대에 들어 엘니뇨현상이 빈번해지고 있는 것도 이상기후와 관련한 한 요인으로 주목된다.

하지만 기후가 최소한 30년간의 평균값으로 정의된다는 것을 감안할 때, 최근 몇 년 동안 빈발하고있는 집중호우와 겨울철의 기온 상승만을 가지고 우리나라가 아열대기후로 변하였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로 인하여 우리나라의기후형태가 대만과 일본 남부, 중국 남부지역과 유사한 특성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겨울철의 경우, 여전히 우리나라는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을 직접 받아 영하 10℃ 이하의 한파와 폭설이 나타나는 한대성 기후에 가까운 특성을 보인다.

지난 겨울처럼 영하 10℃ 이하의 한파와 폭설을 겪고도 아열대 기후라 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속단은 겨울철의 한파 대비 등 방재업무와 산업계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있다.

박정규 기상청 기후예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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