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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해외發 악재 무덤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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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해외發 악재 무덤덤?

입력
2001.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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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주식 시장이 세계 증시와는 달리 독자적 행보를 보이고 있어 다양한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미국 증시의 폭락에도 아랑 곳없는 국내 증시의 ‘독립 만세’에박수를 보내지만, 시장 참여자의 착시 현상일 뿐이라는 경계의 목소리도 높다. 특히 이러한 괴리가 한꺼번에 반영될경우 시장은 큰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한국증시, 세계 증시와 차별화

10일 종합주가지수는 4.35포인트(0.78%) 빠진 550.73으로 마감됐다.코스닥지수도 0.52포인트(0.82%) 하락한 62.62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러한 하락 폭은 지난 주말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전세계증시가 2~3% 폭락한 것이나 이날 일본 닛케이지수가 무려 3%나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의외다.

우리 증시가 해외 증시와 차별적인 흐름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7월 말부터. 7월23일524.21로 단기 저점을 찍은 종합주가지수는 이후 580까지 강한 반등을 보이며 같은 기간 나스닥 시장이 추락한 것과는 전혀 다르게 움직였다.

특히 8월1일 2,068.38이었던 나스닥 지수가 지난 7일 1,687.70까지 무너졌지만 국내 종합주가지수는 같은 때 562.79에서 10일550.73으로 약보합에 머물렀다.

▽구조조정및 유동성 기대감에 선전

이처럼 우리 증시가 나홀로 행보를 하고 있는 것은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과대형 구조조정 사안의 해결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차 및 현대투신 매각 작업과 하이닉스 문제 등 시장을 짓눌러 왔던 고질적 악재가해소될 것이라는 믿음이 매도보다 매수세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특히 종합주가지수 500이 깨지진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공감대와 외국인이 관망세를보이고 있다는 점이 시장을 견고하게 지켜주고 있다.

대신증권 신용규 수석연구원은 “미국 시장이 전저점을깨고 내려가지 않는 한 우리 증시의 이러한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며 “미 증시의 기술적 반등이 예상되는 시점인데다가 달러 약세, 원화 강세에 따라 외국인도 우리 시장에서 손을 털고 나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일부선 "꿈 깨면 충격" 지적

그러나 교보증권 최성호 책임연구원은 “유동성장세 및 구조조정 재료는 이미 지난달 사용됐다 용도 폐기된 재료로 다시 한번 위력을 발휘하긴 힘들다”며 “최근시장의 흐름은 일종의 착시 현상에 기인하는 것으로 미국 증시가 계속 급락하면 외국인도 돌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강보성 연구원도 “해외 악재에 대한 강한 내성이 시장을 지탱해주고 있지만 인내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라며“잔매를 자주 맞다보면 결국 끝까지 버티지 못하고 링 위에 쓰러지고 마는 것처럼 악재에 대한 무덤덤한 반응이 한꺼번에 되돌아올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외국계 기관 잇달아 '러브콜'

외국계 기관들이잇달아 ‘한국증시 긍정론’을 내놓고 있다. 경기부진이 부담이지만 구조조정의 순조로운 추진과 시장 내 풍부한 유동성을 볼 때 장기적으로 투자전망이밝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외국계 증권사중모건스탠리 CSFB HSBC 등 7개사는 한국시장에 대해 비중확대(Overweight)를, W.I카는 긍정적(Positive)의견을 냈다. 크레디리요네증권은 비중축소(Underweight)에서 확대(Overweight)'로 두 단계 올렸고, JP모건은 비중축소를 유지하면서 시장상황이 긍정적으로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UBS워버그증권이 삼성전자에 대해 강력매수에서 매수로 하향조정을 하며 보수적 입장을 지키고 있지만, 전체적으론 긍정론이다수를 이루고 있다.

특히 골드만 삭스의경우 지수등락에 민감히 움직이는 종목으로 교체매매할 것을 권해 지수 반등시기가 멀지 않은 것으로 예상했다.

대우증권 신후식 박사는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실적이 나쁘지 않아 지수가 크게 하락할 염려가 적고, 또 한국증시가 세계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외국인들의기대가 높은 편”이라고 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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