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옥(韓光玉) 청와대 비서실장의 당 대표 내정을 둘러싸고 민주당내 ‘수용론’과 ‘불가론’ 사이의 갈등은9일에도 가파른 전선을 형성했다. 특히 한 신임대표 인준을 위한 당무회의가 10일로 예정된 탓인지 당내 긴장감은 더욱 팽팽해졌다.그러나 당무회의에서 한 신임대표의 인준이 확실하고 ‘탈당 불사’를 외쳤던 김성호(金成鎬) 의원 등 ‘새벽 21’소속 의원 3명도 9일 탈당 의사를 철회, 인선 문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은 당무회의를 고비로 내연 상태로 전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불가론을 주도하고 있는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특정계보(동교동계)의 해체를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등 대립 각을 한층 날카롭게 했다.
‘새벽 21’소속 초선 의원들은 이날 별도의 모임을 갖고 탈당 의사 철회를 밝히면서도 “특정계보의 사당화 움직임에 반대하는 당내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 대표 내정 등을철회하는 것만이 당과 정권, 대통령이 사는 길”이라고 가세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수용론의 입장에 서 있는 동교동계 등 당내 주류들은 갈등 무마를 위한 정지작업에 부심하면서도 한 대표체제의 조기 착근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동교동계의 한 의원은 “실제로 한 대표 임명에 반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으며 당무회의에서는 표결까지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당무회의에서의 인준을 둘러싼 표결 여부와 관련해선 김근태 최고위원도 “비밀투표가 보장된다면 표결에 참여하겠지만먼저 표결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다소의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한 대표가 표결 없이 인준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진통이 쉽사리 사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청와대측에서는 “당내 일부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한불만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대통령이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내린 정치적 결단에 더 이상 흠집을 내서는 곤란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한 관계자는 “정치경력이 짧은 초선 들을 다독이지 못하는 일부 중진의 모습에서 서글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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