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9월10일 지브롤터 주민들은 투표를 통해 계속 영국령으로 남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18세기 초 이래 자기 영토 내의 이 영국 식민지를 돌려받겠다는 스페인의 오랜 열망이 다시 무산된 것이다.지브롤터는 스페인 남단에서 지브롤터 해협을 향해 남북으로 삐죽이 나온 작은 반도다.해협을 마주 보며 높이 425m의 바위산 ‘지브롤터 바위’가 깎아지른 듯 서 있다.
이 바위의 북부는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방과 이어져 있고, 바위의 서쪽은 군항 및 자유무역항으로 이용되고 있다. 영국의상주 병력과 스페인계를 주축으로 한 민간인들을 포함해 3만1,000 여명이 산다.
지브롤터는 고대 이래로 유럽ㆍ아시아ㆍ아프리카의 여러 민족들의 손아귀를 오갔다.7세기 초에는 이슬람 교도들이 이 곳을 점령하고 여기를 거점으로 삼아 스페인 전체를 정복했다.
15세기 말 기독교도들이 이베리아 반도의 수복을마무리하면서 지브롤터는 스페인에 속하게 됐지만, 그 뒤로도 스페인과 이슬람교도들 사이에 지브롤터를 둘러싼 쟁탈전이 계속되었다.
이 반도가 영국의손에 들어간 것은 1704년이다. 스페인 계승전쟁(1701~14)에 참가한 영국 해군이 이 근처에서 프랑스ㆍ스페인 연합 함대를 격파하고 지브롤터에 영국 국기를 처음으로 꽂은 것이다.
스페인 계승전쟁이란 스페인의 왕위 계승을 둘러싸고 프랑스ㆍ스페인을 한 편으로 하고 영국ㆍ오스트리아ㆍ네덜란드를다른 편으로 해 벌어진 국제 전쟁이다. 이 전쟁에서 영국이 지브롤터를 점령한 이래 이 곳의 주인이 바뀐 적은 없다.
스페인은 1967년의 주민 투표 이후에도 계속 영토 반환을 요구해오고 있지만 영국이 이 전략적 요충지를 순순히 넘겨줄 것 같지는 않다. 결국 지브롤터의 미래는 유럽 연합의 틀 안에서 결정될 것 같다.
고종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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