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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집권당의 한심한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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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집권당의 한심한 마이웨이

입력
2001.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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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어처구니 없는 희한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집권당 내에서 신임 대표지명이 재고돼야 한다는 식의 반발이 일고, 자민련에선 국무총리에 유임된 당 총재를 제명, 축출했다. 모두가 전례가 없는 일이다.집권당이 내분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얼마 전 초ㆍ재선 의원들이주축이 된 정풍파동이 있었으며, 바로 전에는 국정쇄신을 둘러싼 당과 청와대간의 갈등 폭발로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은 바 있다.

집권당이 내분으로 민심과 멀어지건 말건 상관할 바 아니지만, 정국을 주도하고, 국정에 감 놔라 배 놔라 할 수 있으며, 더욱이 국정 운영권자인 대통령을 보좌하는 정당이라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는 없다.

국민의 입장에서 본다면, 집권당이 책임을 지고 국정을 뒷받침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런 집권당이 있으니 나라의 위기가 제대로 극복되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신임 대표지명을 놓고 당내에서 파문이 이는 이유는 아마도 정당의 사유물화에 대한 일부 인사들의 문제의식이라고 보여진다. 우리 정당의 문제점들 중 가장 빈번하게 지적되는 것은 정당의 사유물화이다. 개인 회사의 오너처럼 특정 정치지도자나 그 측근세력이 마음대로 당을 만들거나 깨고, 당을 이끌어 가는 것이 바로 정당 사유물화의 표본이다.

이러한 정치적 오너십이 이번 인사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 아닌가 보고 일부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이번 인사의 배경에 그런 인식이 깔려 있었다면 여간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여권 진용개편의 면모를 보면 집권측은 더 이상 주변을 둘러보지 않겠다는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뭐라던 내 길을 가겠다는 것처럼. 어찌 보면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국정을 소신 있게 펴 나가겠다는 것으로 이해되기는 하나, 자칫 민심을 염두에 두지 않겠다는 태도로 보여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민심과 괴리된 국정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자민련이 공동정권에서 철수했음에도 그 당의 전 총재가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은 결코 자연스럽지 않다.

집권측이 지난 연말부터 다짐해 온 국정쇄신의 모양새는 어쨌든 이한동 국무총리 이상주 청와대비서실장 한광옥 민주당대표 체제로 일단락 됐다. 진용개편 이후 집권측이 어떻게 국정을 운영해 갈 것인지 국민들은 비상한 관심을 갖고지켜 볼 것이다. 내각과 청와대비서실 집권당 수뇌부의 심기일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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