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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복교수의 별과 세상] (6)추분 낮밤 길이는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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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복교수의 별과 세상] (6)추분 낮밤 길이는 같지 않다

입력
2001.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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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을 부리던 무더위도 기세가 꺾여 아침 저녁으로 상쾌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벌써 가을 문턱에 들어선 느낌이다. 흔히 가을의 시작이라 하면 추분날을 연상하게 되고, 추분 하면으레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추분날을 정점으로 밤과 낮의 길이가 같다가 그 후에는 밤의 길이가 점점 길어진다고 믿고 있다.그러나 실제로 추분날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지 않다. 추분날 낮의 길이는 12시간 8분 정도로 낮의 길이가 밤보다 8분이 길다. 상식으로 알고있는 것과 다르다.

이렇게 추분날이 낮과 밤의 길이가같지 않고 낮의 길이가 약간 더 긴 까닭은 무엇일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해돋이 시각을 정한 방법 때문이다. 지평선에 태양의 중심이 오는 순간을 해돋이 시각으로 정하지 않고 태양의 가장자리가 지평선에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을 해돋이 시각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해넘이 시각은 태양이 완전히 지평선에 내려가 태양의 가장자리가 지평선에 걸치는 순간으로 정한다.

둘째로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층때문이다. 물그릇에 젓가락을 넣으면 물 속에 담긴 부분이 꺾여 보이면서 실제보다 위로 떠오른 것처럼 보인다. 물이 물속에 있는 물체를 굴절시키기때문이다. 공기도 똑같은 작용을 한다.

태양이 지평선에 떠 오를 때는 공기가 굴절현상을 일으켜 실제보다 밑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또 해가질 경우는 실제보다 해가 더 밑에 내려가 있을 때가 해넘이 시각이 된다.

이런 두 가지 이유로 해가 뜰 때와질 때 각각 약 4분이 낮에 포함되기 때문에 낮의 길이가 약 8분 정도 길어진다.

만일 해돋이와 해넘이 시각을 태양의 중심이 지평선에 걸릴 때를기준으로 하고, 공기에 의한 굴절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면 추분날과 춘분날의 낮과 밤의 길이는 각각 12시간이 된다. 실제로 낮과 밤의 길이가 똑같이 12시간이 되는 날은 추분날이 지난 지 3일 후가 되고, 춘분날이 되기 3일 전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해가 뜨고지는 것을 해수면과 같은 높이에서 보았을 때이다. 높은 산에 올라가면 지평선이 더 멀리 보이기 때문에 낮의 해돋이 시각은 더 이르게 되고 해넘이 시각은 더 늦어지게 되어 낮의 길이가 더 길어진다.

높은 산에서 해맞이를 하는 경우는 그 지방의 해돋이 시각보다도 더 이르게 되는 연유도 여기에있다.

서울교대 과학교육학과 이용복 교수

yblee@ns.seoul-e.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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