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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구! 비서실장을 찾아라

입력
2001.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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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실장을 외부 인사 중에서 고르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적임자를 찾고 있다. 국정쇄신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서다.비서실장은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공감해야 하며 개인적으로 깊은 신뢰를 주고 받을 수 있어야 하고 정치적으로 여야를 두루 섭렵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만한 인물이 없어 고민이다.

한광옥(韓光玉) 현 실장이나 전임 실장이었던 김중권(金重權) 당 대표는 일각의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준을 나름대로 충족하는 인물이었다.

조직 장악력도 있었고 정치력도 갖춘 중량감이 있었다는 것이다.

유력한 후보였던 박지원(朴智元) 정책기획수석이나 남궁진(南宮鎭) 정무수석은 대통령이 믿을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적임자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통일부장관 해임안 파문, 당내 소장파의 정풍 움직임 등 여러 사건들이 얽힌 상황에서 새로운 인물의 발탁을 바라는 여론이 강해졌다는 점이 외부 인사 발탁으로 방향을 돌리게 했다.

외부 인사를 기용할 경우 비서실장의 역할이 달라질 전망이다. 박지원, 남궁진 수석이 정치적 영역에서 역할을 하고 신임 비서실장은 주요 골자만을 챙기는 조정자의 기능을 할 가능성이 많다.

정치인으로는 유재건(柳在乾) 의원, 김정길(金正吉) 전 정무수석, 구 여권 출신으로 현 정부에 합류한 장영철(張永喆) 노사정위원장, 김기재(金杞載) 최고위원 등이 거명된다.

그러나 정치인 출신의 비서실장 기용은 박지원, 남궁진 수석과의 조화 보다는 갈등을 양산할 소지가 있다. 약체 실장으로 전락할 우려도 없지 않다.

이들이 거명되는 상황을 보면서 일각에서는 “신선한 분위기만을 찾다가 개혁성과 정체성, 질서를 잃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패러다임을 바꿔 조정자에 충실한 비서실장을 기용하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이 경우 이규성(李揆成), 이헌재(李憲宰) 전 재경부장관이 물망에 오를 수 있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 주미 대사를 지낸 한승수(韓昇洙) 씨를 비서실장에 임명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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