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연구를 통해 노벨상에까지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세계에서 가장 가늘고 집적도 높은 나노선을 합성한 주인공은 포항공대 대학원생 홍병희(洪秉熙ㆍ30ㆍ화학과 박사과정 2년)씨. 컴퓨터화학이 전공인 그는 컴퓨터를 통해 아이들이 레고를 쌓듯 화학원자를 이리저리 끼워 맞춰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 세상을 재단한다.
그는 “나노물질 개발의 핵심은 안정성”이라며 주위 온도나 압력 등에도 일정한 성질을 띄는 나노 물질로 합성하기 위해 빨대 모양의 나노튜브(nanotube)를 만들었다고 소개한다. 나노튜브는 미세한 나노선을 만들어내는 공장. 그는 나노선 만들기보다 나노튜브를 만들기가 더 힘들었다고 말한다.
“하이드로퀴논이라는 유기물질로 만들어진 나노튜브에 질산은 용액을 한 방울 떨어뜨리고 빛을 쪼이자 몇 분만에 은 나노선이 완성되었습니다.”
그토록 빨리 그토록 간단하게 초미세 나노선이 만들어진 순간을 그는 지금도 잊지 못한다. 그 덕분에 제출 논문 중 70~80%가 탈락한다는 사이언스에 표지논문까지 오르게 됐다.
일반고(서울 서초고)를 나와 포항공대를 거친 순 토종 연구자인 그는 “어렸을 때부터 화학을 좋아했다는 점이 이런 결과를 만든 듯하다”고 했다.
“98년 노벨상이 컴퓨터화학을 개척한 과학자에게 돌아갔습니다. 수 십 년 후 제 연구 성과에 힘입어 초소형 양자컴퓨터가 가능하게 된다면 저에게도 노벨상의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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