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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실장 人選은 '안개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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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실장 人選은 '안개속'

입력
2001.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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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동(李漢東) 총리의 유임, 한광옥(韓光玉) 청와대 비서실장의 당 대표 내정으로 빅3 중 두 자리는 가닥이 잡혔으나 비서실장의 후임은 아직도 불확실하다.비서실장 후임에는 박지원(朴智元) 정책기획수석, 남궁진(南宮鎭) 정무수석 중에서 발탁될 것이라는 게 정설이었다. 오래 전부터 통설로 자리잡고 있던 전망은 박 수석이 한 실장의 후임이 될 것이라는 얘기였다.

하지만 야당이 박 수석을 표적 삼아 집요한 공격을 가하고, 여당 내에서도 반대가 강하게 제기되면서 남궁 수석이 부상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다가 이 총리의 잔류, 한 실장의 대표 내정이 확정된 5일 남궁 수석이 “나는 아니다”고 강력히 부인하면서 박 수석 내정설이 파다하게 퍼졌다.

그러나 여권 핵심부에서 “청와대 인사들이 주요 포스트를 다 차지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기류가 형성되면서, 박 수석의 비서실장 내정설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빅3 중 비서실장만은 새로운 인물로 충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대두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 ‘한광옥 대표-박지원 비서실장’ 구도로 가면 김 대통령이 쇄신을 기대하는 민심을 정말 모른다는 얘기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김 대통령도 이를 충분히 인식, 이미 며칠 전에 “외부 인사를 찾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서 외부인사 몇 명을 추천했으나 김 대통령은 충분치 않다고 판단, “좀 더 찾는 게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1992년 대선 때 야당 총재이던 김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조승형(趙昇衡) 전 헌법재판관이 유력한 대안으로 부각됐다. 조 재판관은 당시 전국구 공천을 스스로 포기할 정도로 사심이 없고 강직한 데다 김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인물이다.

그러나 조 전 재판관이 극구 고사, 이 카드도 무위로 돌아갔다. 고심 중인 김 대통령이 비서실장에 어떤 새로운 카드를 내놓을 지 주목된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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