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2003학년도 입시부터 ‘고교등급제’를 전면 실시한다고 밝혀 교육계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서울대 입시관계자는 6일 “엄연히 존재하는고교간 학력 격차를 계속 부정하는 것은 우수한 인재의 교육 기회를 원천 봉쇄하는 또 다른 차별”이라며 “내년 입시부터 고교등급제를 실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서울대가 지금까지 교육당국이 명시적으로 반대를 표명한 고교등급제에 대해 시행계획을 밝힌 것은 처음으로 일선 고교와 수험생, 다른 대학은 물론, 입시제도 전반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는 7일로 예정된 한완상(韓完相) 교육부총리의 서울대 방문 시 고교등급제 실시 방침을 밝히고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서울대가 구상하고 있는 고교등급제는 최근 3~5년 동안의 입학생 수에 비례해 해당 고교 수험생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고교 입학 때 성적과 졸업 성적을 비교ㆍ분석, 교육 충실도가 높은 고교에 대해서도 가산점을 부여할 방침이다.
서울대는 이를 위해 전국 1,200여 고교별로 ‘지원자수 대비 합격자 수’와 ‘교육 충실도’를 분석 중이며, 1994학년도 수능 시험 실시 이후 대도시와 중소도시, 읍면 이하 등 지역별 수험생의 성적 분포와 격차에 대한 분석도 진행 중이다.
서울대측은 “서울대 진학생 수에만 의존하던 지금까지의 우수고 개념 대신 고교 교육의 충실도를 대학 자체적으로 평가하겠다는 것”이라며 “우수한 학생이 많이 진학하는 특목고 중에서도 교육 충실도가 부실한 곳이 상당수”라고 전했다.
한편 서울대는 또 비교과영역 평가의 중요성을 감안, 심층면접을 계속 실시하되 전공적성 등 인지적 영역 평가는 모집단위별 특성에 따라 논술(법대), 수학시험(이공계) 등을 통해 보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당초 취지와 달리 성적 우수자 선발에 치중된 수시모집 비중을 축소하는 대신 특출한 재능을 보유한 30~50명 정도를 수능이나 학생부 대신 추천서와 면접 등을 통해‘연중 수시모집’ 형식으로 선발할 방침이다.
양정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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