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정부 출범 당시화려한 조명을 받았던 각료들이 부시 대통령의 측근정치에 밀려 백악관 참모진들의 ‘부하’ 역할에 머물러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5일 보도했다.이 신문은 “쟁쟁한 경력과 능력을인정 받았던 각료들이 정책개발, 집행, 여론화 작업 등 본래의 임무와 권한에서 밀려 백악관 참모진들이 입안한 정책을 수행만 하는 위치로 전락하고 있다” 고 지적했다.
이런 현상은 재무부,교육부, 에너지부, 환경부, 교통부 등 거의 모든 부처에서 벌어지고 있고, 특히 방위전략 수립에 폭 넓은 ‘자치권’ 을 갖고 있는 도널드 럼스펠드국방부 장관 조차 군 개혁작업에서 백악관으로부터 냉담한 반응을 받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스펜서 에이브러햄 에너지부 장관은 자신이 선택한 연방 에너지 규제위원장이 부시의 측근에 밀려 지명에서 탈락했고, 존 애쉬크로프트 법무부 장관은 부처 내 주요 공직자 임명 면담작업을 아예 백악관에넘겼다.
크리스틴 휘트먼 환경보호청장은 3월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에서 열린 기후변화회의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을 지지했으나 3주 후 백악관이 돌연 입장을 뒤집는 바람에 각국의 웃음거리가 됐다. 감세, 인간 배아세포 연구, 비에케스 기지 군사훈련 중단, 에너지ㆍ환경 정책 등도 주무 부처가 아닌, 부시의 ‘이너 서클’ 에서 입안됐다.
빌 클린턴 전 정부에서 상무부 장관을 지낸 노먼 미네타 교통부 장관은 “앤드루 카드 비서실장이나 백악관의 보좌관에게 먼저 상의해야 한다는 걸 잘알고 있다”며 “클린턴 시절 누렸던 자치권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각의 권한이 백악관 참모진으로 옮겨간다는 것은 내각이 그만큼 관료화한다는의미” 라며 “이는 백악관이 2004년 대선을 의식, 재선을 목적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은 5일 자신은 안보 보좌관에 불과하며 결코 국무부 장관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이날 자신이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업무영역을 침범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나의 역할은 대통령이 올바른 정책결정을 하도록 필요한 것들을 제공해 주는 것일 뿐”이라며 “부시정부에 두 명의 국무부 장관이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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