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결과는 밝은 메시지를 남겼다. 두 나라의 전통적 우호 회복은 냉전적 동맹 복원이라기보다는 대내외 국가 전략에 대한 상호 이해와 협력을 다짐한 것으로 봐야 옳다.특히 한반도 정세 안정과 북한의 변화를 바라는 중국의 기대를 북한이 수용했다는 의미가 두드러진다. 따라서 한반도 정세에도 일단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북한 김정일 위원장에게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가 갖는 의미는 크다. 한ㆍ중 수교로 멀어졌던 최대후원국과 관계를 다시 다짐으로써, 러시아를 포함한 북방 3각 관계 복원을 마무리했다.
이를 통해 국가 생존에 관건인 개혁과 개방 및 남북 대화와북미 협상에 자신감을 키운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자신감은 당장 김 위원장이 중국의 시장사회주의적 개혁을 공개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신문도 장쩌민식 개혁은 중국 실정과 인민의 염원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 내부를 향해 개혁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동시에, 국제 사회에 개방 의지를 알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이 식량 원유 등의 무상지원 약속을 얻어 낸 것은 개혁 개방 추진에 힘이 될 것이다. 특히 미국과 개방 조건을 협상하는데 든든한 버팀목을 확보한 셈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소극적이던 남북대화 및 미국과의 협상에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대내외 지지 기반을 다진 자신감을 바탕으로, 타협을 서두르지는 않는 여유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정상회담 직전 남북 대화를전격 제의한 것은 이 같은 의지와 여유를 미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임동원 장관 해임 논란을 겨냥했다는 분석은 북한의 국가적 과제와 우선 순위를오해하거나 무시한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북한의 행보와 한반도정세는 개방 길목에 버틴 미국의 자세가 크게 좌우할 것이다. 북한의 변화 의지를 회의하는 보수 시각이 여전하지만, 북한의 처지와 움직임을 객관적으로평가할 때 역시 무리한 협상 조건과 압박 정책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이 자세를 바꿀지 여부는 다음달중국과의 상하이 정상회담에서 갈릴 것이다. 장 주석의 북한 방문은 이 미ㆍ중 담판에서 ‘변화한 북한’ 카드를 내밀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솔직히우리로서는 그 카드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밖에 달리 대안이 없는 것이 답답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