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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서열화' 大入 큰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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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서열화' 大入 큰 파문

입력
2001.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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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고교 서열화의 주범’이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고교등급제 도입을 선언한 것은 지난 30년간의 ‘고교평준화’를 뿌리부터 뒤흔드는 사건이다.서울대가 등급제 도입에 앞장섬에 따라 교육인적자원부의 불가 방침에 숨죽이던 다른 대학도 일제히 등급제 실시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대입 전반에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 도입 배경

서울대 고교등급제 도입방침은 현재의 입시 제도 아래서는 더 이상 서울대가 원하는 우수학생을 선발할 수 없고, 서울대의 경쟁력이 말 못할 수준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라는 절박함 때문이다.

만연한 내신 부풀리기가 고교간 극심한 학력차를 가려 학생부 만으로는 학력수준을 전혀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상위권 학생간의 평가능력을 상실한 수능시험은 “지난 몇년간 신입생 학력저하는 정말 심각한 수준”(서울대 한 관계자)까지 떨어뜨렸다는 판단이다. 올 신입생 중 수능만점자의 30%가 교내 기초수학시험에서 과락을 맞기까지 했다.

여기에 일부 사립대가 수시모집에서 사실상 고교등급제에 가까운 제도를 도입, 특수목적고와 비평준화 명문고 우수학생들을 선점하자 국제 경쟁은 물론, 국내 대학간 경쟁에서도 뒤처지고 말 것이라는 ‘벼랑끝’ 위기의식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 5월24일 서울대교육연구소 정책포럼에서 박성익(朴成益) 소장이 “이제 지역ㆍ학교간 학력차 반영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 엇갈리는 반응

일선교육계에서는 ‘고교 서열화다’, ‘아니다. 역차별의 시정이다’며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이경희(李京喜) 대변인은 “지난 몇 년간 교육개혁의 성과와 방향을 모두 부정하고 고교에까지 대학 서열화를 고스란히 옮겨오겠다는 발상”이라면서 “이제 서울대가 앞장서서 고교 평준화를 부정함에 따라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중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서울 선정고 방현기(方玄基) 교장은 “학생들에게 고등학교 선택권도 없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등급을 매기는 것은 일종의 ‘학교 연좌제’”라면서 “학생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학교간 차별을 극복하기 힘든 것 아니냐”고 반대했다.

그러나 경기고 민흥기(閔興基) 교장은 “평준화라고 해서 무조건 똑같이 하자는 것은 아니며, 우수 학생을 뽑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찬성입장을 밝혔다.

◎ 등급제 확산될 듯

대학의 고교등급제 도입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고려대와 성균관대 등 일부 사립대에서 불완전한 등급제를 실시했고, 경시대회에서도 학교마다 인원을 할당하면서도 대부분 대학은 눈치만 보는 상황이었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모든 고교를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또다른 형태의 역차별이며, 앞으로 등급제 도입 움직임이 노골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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