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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여고시절' 정보석 "첫 시트콤연기…정말 진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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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여고시절' 정보석 "첫 시트콤연기…정말 진땀나요"

입력
2001.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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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초 교내시위를 하다 경찰의 추적을 피해 남녀 대학생이 민가에 들어 하룻밤을지샜다. 남자 선배는 여자 후배에 대한 욕망을 자제하기 위해 ‘산 자여 따르라’를 연신 불러댄다.우스꽝 스런 모습에 시청자는 그만 웃음을 터트린다. 물론 한 시대를 고민했던 학생들을 희화했다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다. 정보석(40)이다.

“얼마나 부담이 됐는지 목이 쉬었다. 데뷔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시트콤이라는 장르는 고도의 유연한 연기와 순발력이 필요하다.” 2일 첫 방송돼 30, 40대 시청자를 잡는 데 성공한 ‘여고 시절’의주연.

이상훈PD의 삼고초려로 출연을 하게 된 정보석은 1, 2회 촬영 내내 캐릭터연구에 온 힘을 쏟았다. “시트콤 연기는 감각적인 게 아니라 확실히 만들어가는 연기이다.”

시청자들은 웃기는 대사 몇 마디와 과장된 액션으로 얼버무리면 되는 줄 알고 시트콤에출연했다가 본전(?)도 못 찾고 이미지가 망가진 탤런트나 개그맨 등을 많이 봤을 것이다. 정보석도 그 시청자 중에 한 사람이었다.

그가 그동안 대중에게 구축한 이미지는 지식인 아니면 따스한 남편이었다. 생활역시 그런 분위기가 많이 풍긴다.

정확히 약속 시간을 지키고 성실한 남편과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 그가 시트콤이라는 장르에 출연해 힘들게쌓아올린 이미지를 부셔버리는 일을 감행한 이유는 뭘까?

“요즘 배우들 중 일부가 제작환경과 수입이 좋은 영화를드라마보다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영화만을 고집하겠다는 말도 한다.

나는 연기하는 곳이 스크린이든 무대든브라운관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연기하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좋다.” 대중이 좋아하는 시트콤도색다른 연기의 빛깔을 보여줄 수 있어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여고 시절’에서의 배역은 학생운동권 출신 여고 교사. 고지식하고 원칙을 지키는 선생이다. 상당부분 그동안의 캐릭터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는 실제로강단(수원여대 연기모델학과)에 서고 있다. “연기자에게는 상상력도 중요하지만 실제 경험도 매우 중요하다. 캐릭터 연기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정보석은 이 시트콤의 시대적 배경이 자신의 연령대에 맞아 편하다고 한다. “70년대 후반과 80년대 초반의 노래가 배경으로 많이 나오는데다 카메오(깜짝 단역)로 당시 가수들이 많이 나온다.

후배 연기자중에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자 샌드페블즈와 인기 가수였던 전영록을 모르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여고 시절’의 첫 시청률 16%는 30, 40대 연령대가 공감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보석은 요즘 10월에 방송될 드라마 ‘상도’에서주연 이재룡에 맞서는 안티히어로 역을 찍고 있고, 곧 개봉할 영화 ‘메모리스’에서김혜수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배국남 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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