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센테 폭스(59) 멕시코 대통령의 주가가 갈수로 떨어지고 있다. 71년만의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루며 당선했던 지난해 7월만하더라도 폭스는 멕시코 개혁의 상징으로 여겨졌다.그러나 냉혹한 현실은 1년만에 장미빛 청사진을 바래게 했다. 갖가지 개혁 약속도 경기침체와 야당의 제동으로 기억 속에서 조차 사라져가고 있다.
코카콜라 중미지역 사장출신인 그는 임기 중반까지 7%의 경제성장과 올해까지 백만명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다짐했다. 하지만 1.4분기 경제성장률은 고작 2%선에 머물렀고, 2.4분기에 와서 아예 성장이 멈춰버렸다.
고용확대 약속의 결과는 더 참담하다. 지난해12월 폭스가 취임한 이래 지금까지 오히려 30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그가 내놓은 세제개혁안은 야당인 제도혁명당(PRI)이 득세하고 있는 국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국영 에너지 기업의 개혁은 손도대지 못했고, 소규모 사업자 백만명에게 신용대출을 지원해 주겠다던 계획도 지금까지 고작 3,070명에게만 혜택이 돌아갔을 뿐이다.
수출의 85%를 의지하고 있는 미국 경제의 장기 침체는 ‘폭스호’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한다. 대통령임기인 6년 주기의 경제 위기론이 재부상 하는 게 당연한 상황이다.
5일 미국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 폭스는 미국내 불법 거주중인 멕시코인 300만명의 거주 합법화 등 이민문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새로운 난제에 대한 전망도 그리 밝지는 못하다. 특급 세일즈 맨의 개혁적ㆍ대중적 이미지도 결국은 싸늘한 정치현실 앞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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