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꽃을 피우자, 미래를 만들자.”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5일 열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제475차 수요집회는 일본 민중가요 ‘하나(花)’가 울려퍼지며 시작됐다.
세계 각국의 역사 현장을 항해하며 일본의 전후 책임을 반성하는 일본 시민단체 피스보트(PeaceBoat) 회원 50여명과 평화시민연대(대표 강제숙ㆍ姜濟淑) 등 국내 단체 회원 30여명이 1992년 수요집회가 시작된 이래 최대규모의 한일 연대 집회를 연 것.
이날 집회는 일본 대사관 앞에서 계획됐지만 경찰에 가로 막혀 대사관 근처 50m 지점에서 열릴 수밖에 없었다.
요시오카 다츠야(吉岡達也) 피스보트 공동대표는 대사관 정문을 막아선 경찰에게 “바로 여러분의 할머니 문제를 항의하기 위해 왔는데 왜 막느냐”며 격렬히 따졌다.
이들은 배 안에서 평화를 염원하며 손수 접은 종이 꽃을 흔들며 ▦ 올바른 역사교과서 제정 ▦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사과 ▦ 위안부 문제 조기 해결 등을 요구했다.
노히라 신사쿠(野平晋作ㆍ37)씨는 “일본이 위안부 할머니의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다시 전쟁과 성폭력을 벌이겠다는 속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토 카즈미(前藤和美ㆍ25ㆍ여)씨도 “책에서 접한 일본의 잘못된 역사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과 2시간의 실랑이 끝에 요시오카 대표와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 대사관에 직접 들어가 항의 서한을 전달하면서 의미 있는 한일 공동집회는 마무리됐다.
피스보트는 이에 앞서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평화시민연대 등과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아시아 시민의 손으로 아시아에서 공유 가능한 역사 교과서를 만들자”고 국제연대를 제안했다.
고찬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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