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정시 대응법지난 주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등 13개 대학 수시 2학기 모집 원서접수 마감 결과, 경희대 의예ㆍ치의예과가무려 70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한양대 전체 평균 경쟁률이 36대 1까지 치솟는 등 과열지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수시모집 예정 대학이 앞으로도 170여 개나 남았지만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2학기 수시모집초반의 지원 경향과 수시와 정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대응책을 알아본다.
▽수시 열풍의 허상
서울 K고 A군은 11곳의 대학에 지원할 계획이다. 3개월 동안 주말마다 면접ㆍ논술시험을 치러야 하는셈. 8개의 원서를 쓴 특목고 S고 B군의 반에서는 23명의 급우가 평균 4,5개 대학에 도전한다.
2학기 수시모집 초반인 지금까지는 주로 학력제한을 둔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수시모집이 이뤄져, ‘상위권학생들 만의 잔치’(종로학원 김용근ㆍ金湧根 평가실장)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인기학과에 지원이 몰린 탓에 경쟁률이 치솟은 만큼 합격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는 점이다.
S고진학담당 K교사는 “결국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5,6개 학교에 동시 합격한 후 한 학교만 선택하거나, 수능성적을 받은 후 아예 정시모집에 지원하는 경우가 속출할 것”이라며 “수시모집은 미등록 충원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은 들러리만 서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1학기 수시모집등록률은 70%에 불과했고, 2학기 수시모집에서는 등록률이 더 떨어져 50%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원 많이 할수록 불리
이 달 서울대 등 40개 대를 시작으로, 10월 24개, 11월 104개 대 등 대부분의 대학이 수시모집대열에 합류한다. 이에 따라 과열지원 현상이 중위권 학생들에까지 벌어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입시 전문가들은 “수시모집 지원은 적절한 선에서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하고 있다.
▦추천서ㆍ자기소개서 작성 ▦면접ㆍ논술 준비 및 시험 ▦응시료 및 교통ㆍ숙박비 ▦탈락으로 인한 좌절감 ▦수능 준비 소홀 등을 고려하면 ‘기회비용’이엄청나다는 것이다.
실제로 강원 춘천고 등 지방 명문고를 중심으로 불필요한 수시모집 지원을 막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면접ㆍ논술 등을 치르기 위해 서울까지 여러 차례 오가다 보면 정말 중요한 수능 준비에 차질을 빚는다는 판단에서다.
대성학원 이영덕(李永德) 평가실장은 “수시모집에서 ‘밑져야 본전’은 있을 수 없다”며 “합격가능성이 정시보다 낮고, 수능을 망치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지원을 많이 할 수록 손해”라고 경고했다.
▽수능시험 집중이 효과적
이미 수시모집 지원을 한 학생이라면 2곳 이상 추가 지원은 곤란하며, 아직 지원을 하지 않은 수험생은합격하면 반드시 등록할 학교와 학과를 1,2곳으로 압축하는 ‘선택과 집중’전략이 필요하다.
입시요강을 살펴, 면접ㆍ구술시험 출제 경향이나, 반영정도를 꼼꼼히 따져보는 것도 기본이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김영일(金泳日) 평가이사는 “두 달여 밖에 남지 않는 수능시험 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수능을 수시모집 최종 자격기준으로 활용하는 대학이 서울대, 연ㆍ고대 등 40여 개에 달하고, 수시모집 미등록 인원이 정시모집 정원으로 고스란히 옮겨질 것이기 때문이다.
10만 명을 뽑는 2학기 수시모집에서 5,6만 명 정도의 수험생만이 등록할 것으로 전망돼, 수능이주된 변수인 정시모집 정원은 30만 명 선까지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시모집에서는 미등록 충원도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합격 가능성이 산술적으로는수시모집보다 6배 높다는 것이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