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현대 지하 1층. 7~21일 열리는 ‘노상균-방향’전에 거대한 예수상 2개가 세워졌다.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에스터 레진으로 만든 높이 267㎝, 265㎝짜리 입상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표면은밤무대 의상에 자주 쓰이는 ‘시퀸(Sequin)’으로 뒤덮여 있다.
직경 6㎜짜리 둥근 플라스틱 조각들로 조명을 받으면 반짝거리는 속칭 ‘반짝이’가바로 시퀸이다. 성스러운 예수상이 속세의 상징인 시퀸으로 포장된 역설이 눈길을 끈다.
노상균(43)씨는 ‘시퀸’의 작가다. 1992년부터 11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회까지 오로지 시퀸으로만 작업을 해왔다.
‘Two Jesus Christ’라는 제목의 두 예수상에는 무려 340만 여 개의 시퀸을 붙였다. 5개의 불상머리(‘For the Worshipers’)에도, 오래된 레코드 판(‘Recording’)에도 시퀸을 붙였다. 전시장 1층 한쪽 벽은 시퀸으로만든 반원 14개(‘Parts’)가 걸려 있다.
“값싼 취향의 속물적 재료가 과연 고상해질 수 있는가, 성스러움과 속됨은 결국 하나가 아닌가 하는 점이 제가 궁금해 하는 것들입니다.
물고기 비늘처럼 연결된 시퀸을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습니다.” 노씨는 99년 제48회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 국립현대미술관 선정 2000년 올해의 작가로 뽑힌 바 있다. (02)734-6111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