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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고봉산 개발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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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고봉산 개발 안된다"

입력
2001.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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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지가아무리 필요하다지만 천연기념물을 비롯한 각종 희귀 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명산을 아파트로 내줄 수는 없습니다.”경기 고양시 환경ㆍ시민단체들이 일산신도시 주변의 ‘명산’인고봉산 지키기에 나섰다. 고양시와 대한주택공사가 추진중인 일산2지구 택지개발예정지구가 고봉산의 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한다며택지개발 중단을 요구한 것이다.

문제의 지역은 지난해 6월경기도로부터 개발사업승인을 받은 일산구 일산동 일대의 일산 2택지개발예정지구.

25만평을 이르는 이 택지에는 2003년 착공해 2006년까지15~20층 규모의 아파트 6,370여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환경ㆍ시민단체가 이 지역 개발을문제삼는 것은 일산 2지구의 북단에 자연생태계의 보고(寶庫)이자, 고양시의 ‘남산’으로 불리는 고봉산(해발208㎙) 자락 2만6,000평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

이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각종 수목의 훼손은 물론 희귀 동ㆍ식물의 멸종 등 생태계의 파괴가 불가피하다는 게 환경단체들의 주장이다.

환경단체들가 최근 생태환경을 조사한 결과 고봉산 주변에는 천연기념물 322호인 애반딧불이, 환경부 보호지정동물인 물장군, 맹꽁이, 물자라 등 희귀동물과 각종수생식물 60여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봉산은 오래전부터 갈대와 물풀들이 빽빽이 들어찬 늪지와 울창한 수목으로 유명한 곳이다.또 삼국시대 고구려의 성으로 추정되는 성곽과 기와장이 곳곳에 남아 있으며, 산 중턱에는 만경사와 영천사가 옛모습을 잃지않고 있는 등 향토문화의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산이다.

고양녹색소비자연대, 고양환경운동연합 등 고양지역 5개 환경ㆍ시민단체들은 최근 ‘고양산생태축보전 연대회의’를 출범시키고 “가치있는 향토문화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는 고봉산의 훼손을 막기 위해 10만명 서명 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고봉산 등산로 입구에 택지개발 반대 현수막을 걸고, 고봉산생태교육, 고봉산 자연가족학교, 인간띠잇기행사 등을 통해 고봉산살리기운동을 범시민적으로전개키로 했다.

이들은 “사업시행자인 주택공사측이 지난해말 고봉산 주변 상당지역을 자연근린공원으로지정, 보전하겠다고 했으나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상당수 녹지공간의 훼손은 불가피하다”며 “습지주변은 상당수 학교부지와 도로부지로 잡혀있어 생태계의파괴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주택공사측은 “고봉산 2택지지구의 환경훼손 문제는 지난해말 환경단체들의 요구를 반영해사업지구에 편입된 고봉산 주변 면적의 90%정도를 자연녹지로 지정했다”면서 “아파트건립시 고봉산 일대 습지 등 녹지지역을 최대한 보전하는 방안을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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