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30일 정부가 30년 만에1억 평 규모의 대규모 그린벨트 해제방안을 발표했지만 시장 반응이 썰렁하다.3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지역을 제외한 서울ㆍ수도권 해제 예정지 대부분별다른 매매거래는 일어나지 않거나 호가만 오가고 있다. 이 같은 사정은 지방도 마찬가지.
이는 그린벨트 해제가 정부의 대선공약이어서 해제대상 지역의 부동산가격이 일찍부터 조금씩 오르고 있었던 데다 계속된 해제 발표로 수요자들이 시큰둥해 하는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해제되는 지역 대부분이 수요부족 현상을 빚고 있는 아파트 공급과 관계없는 1ㆍ2종 주거지역이거나 보전녹지 용도여서 현재 가격으로는 개발이익이 크지않을 것으로 예상된 탓이다.
■서울ㆍ수도권
서울의 경우 15개 해제 예정지역대부분 거래량과 시세가 별다른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강북ㆍ도봉권에서 비교적 개발전망이 밝다는 중계본동, 노원마을도 호가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이없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소의 이야기다.
성남 분당구와 서울 강남권인 양재동의길목에 위치해 주목을 받아왔던 세곡동도 이미 땅값이 주변시세와 비슷해 큰 움직임이 없다.
양재동 K공인중개 관계자는 “현재 400만원을 호가하는시세는 그린벨트 해제 상태를 반영한 것”이라며 “예전부터 문의하던 투자자 외에 신규 투자자들의 문의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투자유망지역으로 꼽혀왔던 과천 문원동, 인덕원 사거리 부근 갈현동, 남양주 별내면 등의 가격도 현재까지 큰 움직임은 없는상태다.
성남시 고등동, 하남시 풍산동 등 호가가 일부 오른 곳도 있지만 역시 실거래는 전무하다.
■지방도 거래는 한산
지방의 경우 부산, 대구 등 영남권 광역시에 위치한 해제 예상지역의 땅값이 다소 들썩이고 있다.
부산 강서구 대저동, 기장군 장안읍등은 연 초에 비해 꾸준히 오르고 있고 발표 이후 호가가 20% 이상 폭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역 경기가 너무 침체돼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하단동 비전공인중개 관계자는 “서울 등 외지투자자들의 문의 전화나 있을 뿐, 지역에서 선뜻 투자자할 만한 수요자를 찾기 어렵다”고 전했다.
대구광역시도 사정은 같다. 올 들어 가격이 크게 상승했던 동구 서호동이나 북구 관음동도 이 지역에서 드물게 평당 70만~100만원 선을호가하고 있으나 지역경기의 침체여파로 거래는 부진한 편이다.
이에 대해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사장은 “현재로서는 지역에 따라 다가구나 다세대 주택을 지을 수 있는 1종 주거지역 정도나 투자가치가있다”며 “결국 경기가 풀리고 지자체들이 해제지역에 대한 체계적인 개발계획을 수립한 후에야 시장이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종덕기자
lastrada@hk.co.kr
■그린벨트 투자 이렇게 하라
개발압력이 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부산권 일대 해제 지역이 주목 대상이다.
서울의 경우 은평구 진관내ㆍ외동, 서초구 방배ㆍ염곡동, 강남구 자곡ㆍ율현ㆍ세곡동, 강서구 개화동, 노원구 중ㆍ상계동, 강동구 강일동 등이 눈길을끌고 있다.
수도권에선 경기 과천시의 갈현ㆍ과천ㆍ문원동등지와 하남시의 풍산ㆍ감북ㆍ천연동 등지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부산권에서는 부산시와 인접한 해제지역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7대 광역도시권의 그린벨트 해제로 토지의 활용범위가 넓어지면서 잔뜩 움추렸던그린벨트 내 토지시장이 살아날 전망이지만 섣부른 투자는 위험성이 높다.
21세기컨설팅 전미정부장은 “그린벨트에서 풀렸다 할지라도 지역여건에 따라 보존녹지와 공원 등 개발이어려운 용도로 다시 묶일 수 있으므로 해당 지자체가 추진 중인 용도변경 내용을 반드시 확인한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특히 해제되는 취락지구에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아파트가 공급될 계획이어서 이 곳에서 높은 개발이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해밀컨설팅 황용천대표는 “정부가 그린벨트 투기방지 대책으로 토지거래구역 지정을 상당기간 유지하고개발부담금 및 양도소득세 중과 등을 마련할 계획인만큼 구체적인 계획안이 나와서 투자대비 정확한 수익산출이 가능한 시점까지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서울의 그린벨트 해제대상지역은 이미 가격이 상당히 올라 추가상승을 기대하기어려워 시세차익보다 실수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대표는 “그린벨트 해제는 DJ정부가 들어서면서 공약으로 내세워 그 기대감으로 단계적인 상승세를 타다가1998년 해제방침이 정해지면서 이미 크게 상승한 상태”라고말했다.
그러나 수도권 지역 내 그린벨트 해제지역은 임대용 주택사업이 유망하다. 21세기컨설팅 전미정부장은 “수도권 지역은 임대수요가 풍부한만큼 취락지구 중 1종 일반주거지역이나 2종 전용주거지역은 4층 이하 공동주택 신축이 가능하므로 땅을 사서 임대용 주택을 건립, 월세수입을노리면서 장기적으로 땅값 상승을 기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토지는 거래금액단위가 크고 환금성이 떨어지는만큼 반드시 여유자금을 가지고 중장기적 안목에서 투자하고개발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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