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속의 진미식품’, ‘귀족버섯’ 송이의 계절이 돌아왔다. 독특한 솔잎 향과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육질은 자연송이에서만 느낄 수있는 맛. 미식가 사이에서도 ‘9월 송이를 먹기 위해 1년을 기다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의 고급 식재료다.송이는 채취 시기가 9~10월 사이 40 여 일에 불과하고 인공재배가 불가능해 수확량이 한정돼 있다.
또 90% 이상의 물량을일본 등지에 수출하기 때문에 자연산 송이는 ㎏당 수십만 원을 호가한다. 이 때문에 중국이나 북한산 송이가 국내산으로둔갑해 팔리는 ‘가짜 송이’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내 자연송이에서는 강원 양양군과 경북 봉화군 송이를 최상품으로 친다. 양양산림협동조합 이충길씨는 “계속되는 산불과 가뭄으로 올해 작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며 “지금은 ㎏당 20만 원선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지만 송이가 본격 출하되는 9월 말이 되면 가격은 10만 원선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연산 송이의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백화점 식품매장이나 대형할인점에서 판매하는 새송이를 구입해도 된다.
4년 전부터 인공적으로 자연송이와비슷한 맛의 새송이 재배가 시작됐다. 가격은 ㎏당 1만~2만 원에 불과하지만 맛은 전문가가 아니면 구별할 수 없을정도로 버섯 특유의 육질과 향이 괜찮다.
▽영양만점 자연송이버섯
송이는 30년 이상 된 적송(赤松) 아래에서만 자란다. 솔잎에 쌓여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채취가 쉽지 않다.
한번 난 자리에서는 다시 자라지 않아 산삼만큼 귀하다. 특히 식물이면서도 동물 못지 않은 단백질과 비타민을 지녔다.
영양면에서는 고단백 저칼로리로 다이어트 식품이라는 점이 송이의 특징. 르네상스서울 왕적수 조리장은 “송이는 비싸서 쉽게 접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모든 영양소가 갖춰진 건강식”이라고 설명했다.
송이에는 인체합성이 불가능한 단백질인 필수 아미노산, 불포화지방산, 노화방지에 좋은미네랄, 칼륨 등이 육고기나 생선에 비해 골고루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송이요리는 어떻게 하나
송이의 참 맛을 느끼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송이를 조리하는 것과 자연 상태 그대로 맛보는 것이다.
농어, 전복, 해삼 등의 고급 해산물이나 쇠고기 등과 함께 소스를 곁들여 먹는 방법은 영양가를 우선시 한 것.
이렇게 하면 품이많이 들기 때문에 굽거나 밥과 함께 쪄서 간단히 먹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짧은 시간 동안만 열을 가하고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아야 한다.
마늘,파, 양파 등의 자연양념도 되도록 줄여 써야 한다. 그래야 송이 본연의 향과 맛을 더 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조리사들의 설명이다.
요리가 귀찮다면 송이를 길게 찢어서 씹어먹는 것도 향과 육질을 색다르게 즐기는 방법이다. 소금을 뿌린 참기름에 찍어먹으면 고소한향이 더해진다.
입안 가득 솔잎 향이 오래도록 남아있다. 송이의 향과 맛을 아는 미식가들은 이 방법으로 송이를 즐긴다.
일본에서도 송이버섯을 채썰듯 얇게 썰어서 아무런 양념 없이 씹어 먹기도 한다. 양념 없이 은박지 불판 위에 구우면 투명한 물이 흐르는데 이것 역시 영양과 맛에서 일품이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자연송이 이렇게 요리해보세요
◆솔잎 소스 자연송이와 농어구이
재료/송이 100g, 농어 140g, 솔잎 약간, 솔잎가루 2.5g, 완두콩 25g, 육수 35㎖, 생크림 5㎖, 버터 5g, 소금후추 약간
만드는 법/솔잎을 씻어 한 번 쪄서 말린 뒤 가루로 만들고 육수에 완두콩을 데친다→콩을 믹서기로 갈아 체에 걸러 솔잎가루를 섞은 뒤 육수로다시 끓인다→크림을 조금 섞어 솔잎과 버무린 뒤 소금, 후추, 버터로 간을 맞춘다→자연송이를 손질해 길게 잘라 노릇하게 굽고 농어 역시 그릴에 굽는다→접시에 송이와 농어를 배열하고 솔잎 소스를 뿌린다
◆자연송이와 안심 꼬치구이
재료/송이 60g, 안심 140g, 양파 50g, 피망 50g, 가지 50g, 대파 50g, 데리야끼 소스80㎖
만드는 법/송이를 씻어 4등분 한다→안심, 양파, 피망, 가지, 대파를 3㎝ 길이로 자른다→준비한 야채, 송이, 안심을 대나무 꼬치에 끼우고 오븐에 넣어 초벌구이로 2/3 정도만 익힌다→데리야끼 소스를 꼬치의 앞 뒤로 2~3회 바르면서 완전히 익힌다
◆중국식 자연송이와 전복요리
재료/송이 120g, 삶은 전복 60g, 브로커리 180g, 식용유 20g, 굴소스 20g, 감자전분30g, 육수 100㎖
만드는 법/송이는 1㎝ 크기로, 전복은 3㎝ 크기로 저며 썰어 놓는다→살짝달군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송이 향이 날 때까지 볶는다→익힌 송이에 육수를 붓고 끓기 시작하면 굴 소스로 양념을 한다→끓는 육수에 전복을넣고 마지막으로 전분을 조금씩 넣어가며 걸쭉한 국물을 만든다→음식을 접시에 담고, 살짝 데친 브로커리를 양념해 보기 좋게 장식한다
/도움말=르네상스서울호텔 탐 스판 총주방장
■송이 고르는 법-향없고 물렁하면 중국산
송이를 고를 때에는 줄기가 굵으면서 휘지 않고, 갓의 육질이 두껍고 펴지지 않은 것이 좋다. 길이는 최상품이 대략 10㎝ 안팎이다.
산지에서 채취한 송이는 오전 2시경 서울 경동시장으로 대부분 모인다. 손으로 만지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육안으로 잘 관찰해야 한다.중국산 송이가 많이 수입되고 있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중국산은 향기가 별로 나지 않고 갓과 자루가 물렁물렁해보인다. 수입과정에서 토양이 묻어 있으면 통관이 안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흙이 없고 깨끗하다.
혹시 흙이 묻어 있더라도붙은 것과 묻힌 것은 분명히 차이가 난다.”호텔아미가 서관오 구매과장의 중국산 송이 구별 요령이다.
■송이 보관법
송이버섯을 바로 먹으려면 냉장고에 보관하면 된다. 산지에서 올라오는 데 하루가 걸리지 않기 때문에 신선도가 그대로 유지된다. 냉장고에보관하면 5~7일 신선한 상태가 계속된다.
겨울 내내 두고 먹으려면 송이 하나 하나를 은박지, 창호지, 신문지로 싸서 냉동실에서 강하게 얼린 뒤 비닐팩에 넣어서 보관해야한다.
이렇게 해야 향이 보존된다. 송이를 먹을 때는 진한 소금물에 약 5분 가량 넣어두면 알맞게 해동되면서 제 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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