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9월5일새벽 5시,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내의 게릴라 조직인 검은 구월단 소속 테러리스트 8명이 뮌헨 올림픽에 참가하고 있던 이스라엘 선수단의 숙소를 습격했다.이들은 레슬링 코치 모셰 바인베르크와 역도 선수 로마노를 사살하고 다른 이스라엘인 9명을 인질로 잡은 채, 이스라엘에 수감돼있는 팔레스타인 게릴라 250명의 석방을 요구했다. 이스라엘은 이 요구를 거부했다.
게릴라들은 이날 밤10시 인질들과 함께 세대의 헬리콥터에 분승해 뮌헨 공항으로 이동했고, 11시에 서독 반테러 공작반의 특수요원들이 인질 구출 작전을 개시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인질 9명 전원과 테러리스트 5명이 사망했다. 나머지 테러리스트 3명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인류의 화해와 단합을 상징하는 올림픽경기가 피로 물들여진 것이다. 이 날은 경기가 모두 중단됐지만, 이튿날 조직위원회는 희생된 이스라엘 선수들에 대한 장례식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치른 뒤 경기를 속개했다.
아랍 국가들과 소련 선수단은 장례식에 참가하지 않았다. 소련이 우승한 그 해 뮌헨 올림픽에서 한국은 유도에서 은메달하나를 따는 데 그쳐 33위에 머물렀다. 북한은 22위였다.
그 해 10월29일또다른 게릴라 조직인 아랍민족주의 청년기구 소속 테러리스트들이 베이루트 발 앙카라 행 루프트한자 여객기를 납치한 뒤 서독에 억류돼 있던 검은 구월단단원 3명의 석방을 요구했고, 서독 정부는 여기에 굴복해 이들을 동료 아랍인들에게 넘겼다.
이스라엘 정부는 서독 정부에 강력히 항의했고, 서독은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검은 구월단의 이스라엘 선수단 습격 사건은 존 프랭크 하이머 감독의 ‘블랙 선데이’, 마이클 앤더슨 감독의‘밤의 특공대’ 같은 영화들의 소재가 되었다.
고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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