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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원 회오리 바람' 한국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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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원 회오리 바람' 한국 상륙

입력
2001.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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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강타한 ‘감원’ 회오리 바람이 국내에서도 불기 시작했다.한꺼번에 수만명를 잘라내는 외국과는 달리, 국내 기업들은 엄격한 해고관련법규와 대외적 이미지 때문에 희망퇴직이나 분사(分社)같은 자발ㆍ간접 방식을 택하고 있지만 불황이 장기화할 경우 전면 감원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또 한차례의 고(高)실업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 삼성

삼성그룹의 두 축인 삼성생명과 삼성전자가 인력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삼성생명 배정충(裵正忠) 사장은 3일 오전 월례조회에서 전체 인력의 13%에 달하는1,000명의 정규직원을 감축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중 순수 감축인력은 희망퇴직 400명이며, 나머지는 계열사 전출(300명), 신설법인 대리점이전(250명),남성설계사 조직흡수(100명) 등이다.

이와 별도로 5만7,000명에 달하는 보험설계사도 1만명 가량 줄일 예정이다. 배 사장은 이 날 “역마진에 대처하기 위해 예정이율 인하 등의 노력을 해왔지만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고뇌 어린 결단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또 10월 이후 100개의 지점 중 10여개의 지점을 통폐합하고 1,420개의 영업소 중 90여개를 축소할 방침이다.

삼성생명이 ‘총대’를 매고 나섬에 따라 수익구조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생보업계도 금명간 대규모 인력조정이 뒤따를 것이 확실시된다.

삼성전자도 지난 주부터 인력감축을 위한 희망퇴직 접수에 들어갔다. 전자측은 “희망퇴직은 상시적인 것이며 감축규모 목표는 없다”고 밝혔지만, 자연감소를 포함해 연 말까지 전체 직원수를 4,000명 가량 줄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삼성전기는 희망퇴직과 분사를 통해 본사인력을 2,000명 감축했으며 삼성SDI는 100여명 희망퇴직과 함께 수원공장라인의 중국이전으로 생긴 400명 잉여인력을 부산ㆍ천안공장에 재배치했다.

■ 화학과 정보통신

심각한 불황터널을 지나고 있는 화학섬유, 석유화학과 정보기술(IT)업종의 감원움직임도 두드러진다.

화섬업계의 경우 현재 인력(1만6,000명)의 30%(6,000명) 가량이 감원바람에 휩쓸리게 될 전망.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은 3일 노사협상 타결로 정리해고는 유보했지만, 전체 근로자 2,247명의 22.5%인 507명을 감축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키로 했다. 효성도 전환배치를 준비 중이다.

IT쪽에선 삼보컴퓨터가 이미 사무관리직 1,000명 중 100~200명을 감원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는 미국 본사 구조조정계획(1만7,000명 감원)에 따라 금주 중 15~20%의 인력감축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최근 지원부서를중심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SK텔레콤도 사업구조조정에 맞춰 인력감축을 검토 중이다.

포철 역시 인위적 감원은 배제하되, 기술직은 연구개발분야,관리직은 에너지ㆍ정보통신분야로 전환배치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 금융권

주택은행은 국민은행과 합병을 앞두고 800~900명(10%) 수준의 희망퇴직을 실시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이미 381명의 명예퇴직을 단행했고, 제일ㆍ한미은행도 소폭(20명 내외)이나마 희망퇴직을 마무리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김호섭기자

dream@hk.co.kr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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