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카리브해의 6개 소국이 경제위기의 격랑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럽연합(EU)을 모델로 한 국가연합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나라들은 각각 인구가 4만~16만에 불과한 안티구아, 도니미카 연방, 그레나다,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 루시아, 세인트 빈센트 등으로 인구를 모두 합쳐도 45만 명이다.1970~80년대 영 연방에서 독립한 이들 국가는 공용어(영어)와 공용화폐(동부 카리비안 달러)를 사용하고 있고 6개국을 관할하는 동부카리브 대법원을 두고 있어 사실상 한 국가나 다름없다.
최근 주산품인 바나나 생산이 급감하고 관광수입 감소와 과다한 재정적자로 나라살림이 너나할 것 없이 비틀거리자 6명의 총리들이 모여 연합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세인트 키츠-네비스의 덴질 더글라스 총리는 “인력과 재원이 부족해 개별적으로 세계무역기구(WTO)와 같은 국제기구에 대표를 파견할 여력도없다”며 “정치적 연합만이 경제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0년 전에도 연합체를 구성하려다 일부 국가의반대로 실패한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쉽게 결론을 내리지는 못할 것 같다. 더욱이 일부 국가에서는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과 여권폐지와 같은 ‘느슨한연합’을 원하고 있어 카리브해에 ‘작은 EU’가 탄생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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