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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부총리 김준성씨 새연작 장편 '비둘기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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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부총리 김준성씨 새연작 장편 '비둘기 역설'

입력
2001.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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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성(81ㆍ사진)씨가 새연작 장편소설 ‘비둘기 역설’(문이당 발행)을 펴냈다. 한국은행 총재와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경제인으로더 잘 알려졌지만, 1955년 등단한 소설가인 그는 공직을 떠난 뒤에는 소설 쓰기에 진력해오고 있다. 현역으로는 최고령이라 할 작가다.그의 새장편은 표면적으로는 주인공인 소설가 양순길과 화가 강순임이 비둘기를 매개로 삼아 맺어나가는 관계에 관한 이야기다. 이야기를 한꺼풀 벗기면 비운것을 채우고 또다시 비워내면서 예술세계가 깊어지는 과정이 나온다.

화가는우연히 알게 된 소설가와 하룻밤을 보낸 뒤 낙태를 겪어야 했다. 강순임의 그림은 모든 것이 정지된 소멸 직전의 상태로 나아간다.

뱃속의 아이와 하룻밤의 연인과 남편까지 비워낸 화가는 그 자리를 미국인 남편과 양녀와 새 아이로 채운다.

그렇게 채워진 화가의 그림은 소용돌이 모양으로 만들어지는물질로 바뀌었다. 화가의 이런 과정을 지켜보면서 소설가는 “그녀가 털어버렸던 것은 무엇이며 그가 털어내야 할 것이 무엇이란 것을” 느낀다.비워내는 자리에서 비로소 소설 쓰기가 시작된다.

작가 김씨도 “뭔가에 굶주린 일상의 허전함때문에 ‘비둘기 역설’을쓰게 됐다”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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