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IMF에서 빌린 빚을 모두 갚았다. 하지만 3년넘게 구조조정 학습을받은 한국정부의 역량은 아직도 열등생의 티를 벗지 못하고 있다.항공안전관리 2등급판정, 일본교과서 왜곡대응부족, 남북교류활동의 혼선, 구조조정정책의 일관성부족 ,청사진 없는 언론개혁, 공교육 붕괴와 이어지는 해외이민, 그리고 정치집단의 끝없는 정쟁은분명 IMF 조기 졸업국에 걸맞지 않는 열등생의 모습이다.
얼마나 많은 골칫거리 걸림돌들이 선거를 앞두고 발생할 것인지 벌써부터 내년이 걱정된다.
지금도 외국인들은 한국경제의 최대 걸림돌로서 기업가의 독점의식, 산업정책의 비전부족, 그리고 노동조합의 강성일변도를 지적하고 있다.
즉, 공정한 경쟁보다는 권력과의 야합에 의한 성장을 먼저생각하는 기업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전하기 위한 장기적 투자와 노력보다는 눈앞의 손쉬운 밥벌이 장사꾼만 늘리는산업정책, 그리고 거대정치집단으로 성장한 노동조합의 막무가내 주장이 지속되는 한 한국경제의 재도약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걸림돌은 정치권내에 뿌리내려 있다. 집권과 재집권욕,보복과 재보복욕, 명예와 명예회복욕은 하나같이 당리당략의 악순환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칭찬합시다’의 주인공으로 내세울 수있는 정치인을 한국에서 찾아보기란 너무나 어렵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현직 대통령이 있고,포청천처럼 청렴강직한 판관을 지냈다는 야당총재가 있는나라에 칭찬보다는 비난받는 정치권이 형성된 이유는 바로 상대방을 신뢰로 맞지 않고 폄하일색으로 대하는 권력욕에 집착하는 자들만 그 곳에 모여들기 때문이다.
민주투사 출신이든 장돌뱅이 출신이든 정치권에 들어가면 경제회생을 위한 연구보다는 정권회생에 충성하기 위하여 공식석상에서조차 조폭성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한국에는 정당의 리더는 있어도 국가의리더가 없는 것이 한국경제를 되살리는데 가장큰 걸림돌이 되고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국민들 스스로 만들어온 사회적 걸림돌 역시 경제회생의 구조적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냄비처럼 쉽게 끓고 쉽게식는 다혈질, 교육정책과 산업정책의 장기적 효과를 기다리지 못하는 근시안적 태도, 그리고 절대적 형평성을 주장하는 잘못된 평등의식 때문에 장기적인 R&D 투자와 능력위주의 산업사회를 만들어 가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는것이다.
IMF 졸업과 함께 이제는경제적ㆍ정치적ㆍ사회적 걸림돌들을 경제도약의 새로운 디딤돌로 가다듬는 선진형 기업과 정치, 그리고 국민의식의 구조조정이 새롭게 시작되어야 한다.
독과점 유지와 기득권 보장에 안주해온 대기업부터 밀려오는 도전과 경쟁을 즐기는 풍토를조성하고, 정부는 전략산업육성에 주력하여 기업가들이 그곳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규제완화와 구조조정의 방향을 설정해 주어야한다. 노조 역시 약자보호를 위한 강성투쟁 이상으로 더 많은 강자육성을 위한 경제회생의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또한 정치지도층부터 안개속의 햇볕정책과 공적자금투입만 고집하기보다는 국민과 기업이 바라는 크고 작은디딤돌을 만들어 주는국가경영에 충실하도록 해야한다.
비록 한국경제가 IMF체제는 졸업했지만,매일같이 신문지면과 방송뉴스를 점철하고 있는 무식하여 용감하고,오만하여 무쌍한 정치권은 아직도 경제회생을 위한새로운 시작의 가장큰 걸림돌이자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다.
한마디로 40년 이상대립과 협력을 반복하며 함께 살아온 JP의 본심하나 읽지 못하면서, 어떻게 고이즈미와 김정일,그리고 푸틴의 국익을위한 정치적 쇼를 헤아려 가며 국가경영을 할 수 있다는것인가! 정치권 구조조정에서 한국경제의 새로운 디딤돌을 기대해 본다.
박기찬 인하대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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