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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길로틴 트레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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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길로틴 트레지디

입력
2001.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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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는 두 가지 시선이 있다. 사형제도에 대한 비판과 계급갈등. 어느 것을선택할 것인가는 관객의 몫이다.1850년 캐나다 근처 프랑스령인 생 피에르 섬. 어느날 평화로운 마을에 우발적인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선원 닐(에밀 쿠스트리차)이 술에 취해 친구와 마을 노인의 몸무게에 대해 내기를 건다.

확인을 위해 노인의 집을 찾아간 닐은자신을 강도로 알고 뛰쳐나온 노인과 다투다 엉겁결에 노인을 칼로 찌른다.

닐은 그날의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법정은 보잘 것없는 신분인 그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사형선고를 내린다.

문제는 워낙 평화로운 곳이라 단두대(길로틴)가 없다. 그래서 프랑스 본국에서 길로틴이 올때까지 닐의 사형집행은 미뤄진다.

‘이본느의 향기’의 프랑스 파트리스르콩트 감독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1850 길로틴 트래지디’(원제 La Veuve De Saint-Pierre)는 주둔군 사령관인 대위(다니엘 오테이유)와 그의 아내 마담 라(줄리엣비노쉬)의 닐에 대한 사랑으로 사형제도를 비판한다.

그것은 성선설과 ‘사람은 바뀐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라의 아름다운 마음씨와 마을 사람들을 위해 집을 수리하고, 도로의 눈을 치우는 닐의 선행을 통해 증명된다. 대위역시 그런 아내를 신뢰하고 닐을 보호하는 데 앞장선다.

그들의 반대편에 섬의 권력자인 주지사 일행이 있다. 그들은 사형집행을 고집한다.닐에 대한 미움 때문이 아니다.

그들에게 사형은 혁명과 질서와 제도 자체이다. 본국에서 올 단두대는 바로 그것의 상징이다. 1850년 프랑스란사실을 잊지 말자.

바로 제2공화정의 피비린내가 자욱하던 시절이 아닌가. 대위의 닐에 대한 관대함은 아내 라의 마음을 따르는 것이기도 하지만,바로 그 피로 물들인 혁명과 질서와 제도에 대한 거부이기도 하다.

평민장교 출신으로서 귀족의 딸 라와 결혼한 그로서는 계급주의에 대한 반발이기도하다. 라 역시 마찬가지이다.

스스로 평민과의 결혼을 선택한 그는 마을 사람들의 수군대는 소리를 무시하고 천민에 불과한 닐을 살리려 애쓴다.

그래서‘1850 길로틴 트래지디’는 ‘데드맨워킹’처럼 사형제도 그 자체 보다는 늘 ‘평등’을 외치지만 언제나 새로운 차별을 강요하는 혁명에 대한 고발로도 받아들여진다. 그 시각이 영화를 보다 깊게 만든다.

닐 역의 에밀 쿠스트리차는 다른 사람이 아닌 ‘아빠는 출장중’ ‘언더그라운드’ ‘집시의시간’으로 칸, 베를린, 베니스영화제를 석권한 바로 그 유고 감독이다.

처음 배우로 본격 등장해죽음을 앞둔 착한 인간의 비극을 무표정하게 잘 드러내 올해 세자르영화제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8일 개봉.

이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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