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30~40분밖에안되는 개막식이지만 동양에서 처음 개최되는 월드컵인만큼 동양의 아름다움과 세계인의 ‘언어’인축구를 아우르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입니다”2002년 한ㆍ일월드컵 축구대회의 개막식 총연출자 손진책(55ㆍ극단 미추 대표ㆍ사진)씨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을 맡아 책임감과 함께 부담감이 크다”며“환상적인 개막식이 되도록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지난 96년 대학로를 떠나 경기 양주의 한적한 시골마을에 극장, 사무실, 가정집이 딸린 3층짜리 건물을 짓고 연극 연출에만 전념해온 그는 최근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으로부터 개막식 총연출을 맡아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월드컵이 단순한 축구경기가 아니라 세계가 하나되는지구촌 문화행사라는 견해에 동감, 선뜻 중책을 맡았다. 특히 88서울올림픽에서는 서울시가 개최한 한강축제 전야제와 제주도 성화 도착행사등을 직접연출한바 있어 스포츠 관련 문화행사 연출에도 전혀 낯설지 않다. 98프랑스월드컵때는 ‘축구를 통한 인류애의확산’이라는 주제로 약 1,000여명이 참가, 15분동안 개막식이 열린바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려운 일을 맡았는데.
“FIFA로부터 허가된30~40분안에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중심으로 한 동양문화와 세계인의 언어인 축구를 접목시켜 20억명의 TV시청자를 만족시켜야한다는데 큰 부담을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각 분야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프랑스 월드컵못지 않은 훌륭한 개막식을 선보일 예정이다”
-생각해 놓은 개막식의 주제나 컨셉이 있다면.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세계적 보편성으로 승화시키고 서구인들이동양문화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키면서 동시에 한국이 갖고 있는 높은 정보산업(IT)이미지를 예술과 접목시키기 위해고심하고 있다. 동양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월드컵인만큼 동양의 전통인 ‘비움의 미학’을 어떻게 효과적으로서구인에게 보여주느냐도 과제다”
-시간은 부족하지 않은가. 또 개막식 규모는.
“충분한 시간이 아닌만큼 부지런히 해야한다. 물량으로 채울 생각은 없다. 88올림픽이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데 도움이 된 만큼 88올림픽때보다는 좀 더 성공적이어야 하지않느냐는 목표가 부담스럽다. 그러나 훌륭하게 치러낼 자신이 있다.
-개인적으로 축구를 좋아하는지.
“보는 것은 좋아하지만 직접 해본 적은 별로 없다.”
-공동개최인데다 월드컵 유치 당시 한국이 결승전을 내주고 개막식을 선택해 상대적으로부담감을 더 느낄 것 같은데….
“폐막식은 없다고 봐야한다. 결승전이 곧 폐막식이니까. 88올림픽은 한국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결과도 좋았다. 더 많은 시청자가 보는월드컵이니만큼 이 기회에 한국문화의 정체성과 국가의 총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잘 됐다고 본다.”
여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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