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_1. 4골차 대승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이변이었다. 모두가 경악했다. 그러나그 이변의 뒤엔 스타가 있었다. 그리고 전 세계의 경악은 스타에 대한 찬사로 바뀌었다. 불가능한 승리를 연출한 데 대한 경의의 표시였다.도버해협을 건너온 잉글랜드가 마이클 오언을 앞세워 독일을 무차별 폭격했다. 잉글랜드는2일 새벽(한국시간) 뮌헨에서 열린 월드컵 유럽지역 9조 예선 독일과의 어웨이경기서 오언의 해트트릭과 스티븐 제라드, 에밀리 해스키의 골을 앞세워5_1로 대승했다. 잉글랜드는 이로써 승점 13(4승1무1패)을 기록, 한 경기를 더 치른 독일(승점 16)과의 차이를 좁혀 조 1위에게 주어지는월드컵 본선직행 티켓의 불씨를 살렸다. 잉글랜드는 약체와 2경기를 남겨 놓고 있고 골 득실에서도 한 경기만 남은 독일에 4골이나 앞서 있어 유리한입장이다.
경기전만 해도 두 팀의 분위기는 반대였다. 비기기만 해도 사실상 본선진출을 확정할수 있는 독일과 달리 잉글랜드는 꼭 이겨야 하는 절박한 입장이었다. 더군다나 독일은 지난 36년간 홈에서 잉글랜드에 한번도 패한 적이 없었고1985년 포르투갈에 0_1로 패한 이후 월드컵 예선 무패행진을 이어 왔다. 반면 잉글랜드는 독일과의 최근 7경기서 1승6패로 완연한 열세였다.스웨덴 출신으로 축구종가의 사령탑을 맡은 에릭손 감독조차 경기 뒤 “이길 수 있다고 선수들을 독려했지만 이렇게 큰 점수차가날 줄은 몰랐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축구황제 펠레가 ‘21세기를 이끌 선수’로 꼽았던 마이클 오언(22) 앞에서 전차군단 독일은잉글랜드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98년 프랑스월드컵서 사상 최연소 월드컵 출전 및 득점기록을 세운 오언은 전반 13분 오른발 슛으로 1_1 동점을만들며 골행진을 시작했다. 이어 후반 3분과 21분 잉글랜드의 3, 4호골을 차례로 터뜨려 독일관중을 침묵속에 빠뜨렸다. 오언은 “내가생각해도 오늘 참 경기를 잘 했다”며 “지금까지 내 축구인생에서 가장 경이로운 날이었다”고 말했다. 단신(172㎝)이지만 발군의 드리블과 위치선정으로 잉글랜드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각광받는 그는 내년 월드컵 본선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로꼽히고 있다. 잉글랜드는 이날 승리로 독일과의 역대전적에서 14승4무11패로 우위를 지켰다. .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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