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과 경악.’ 2일 새벽 지구촌은2002년 한ㆍ일 월드컵 축구대회 유럽지역 예선 소식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잉글랜드가 독일에 5_1의 스코어로 대승하며 월드컵 본선 직행의 가능성을살렸고 네덜란드는 아일랜드에 패해 사실상 본선진출 꿈이 좌절됐다. 21 경기가 펼쳐진 유럽 지역예선의 이변은 지구촌을 ‘월드컵 열기’에 휩싸이게했다.○…축제의 밤이었다. 독일을 대파하며본선직행의 불씨를 살려낸 잉글랜드는 온 나라가 축배를 들었다. 토니 블레어 총리는 “놀라운 선전과 믿기지 않는 승리”라며 선수단에 축전을 보냈다.1966년 홈에서 열린 월드컵 결승 서독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제프 허스트는 “30여년만에 독일전에서 해트트릭이 나왔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리차드 카본 체육장관은 “선수들이 역사를 만들었다며 이 경기를 직접 볼 수 있었던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악명 높은 잉글랜드의 축구팬들도이날 만큼은 승리의 기쁨에 취해 축제무드를 깨는 어떠한 폭력과 소동도 벌이지 않았다. 이변의 밤은 뜨거웠지만 큰 소요 없이 저물었다.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던 잉글랜드와달리 독일은 충격이 컸기 때문인지 의외로 조용한 밤을 보냈다. 경기 전 40여명을 체포했고 경기장에 1,100여명의 경찰을 배치했던 뮌헨 경찰당국은“경기가 끝난 뒤 너무나 조용했다. 훌리건과 관련한 대형 사건사고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를 관전하던 독일 대표팀루디 펠러 감독의 아버지 펠러 시니어가 독일이 전반 로스타임 때 역전골을 내줘 1_2로 뒤진 직후 갑자기 심장통증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펠러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곧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다. 다행히도 펠러 시니어는 위기를 넘기고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의 도박사들에게도 이날 경기결과는놀라움 그 자체였다. 잉글랜드가 독일을 5_1로 꺾을 가능성은 단 1%로 예측됐다. 배당금은 무려 725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오언의 해트트릭가능성은 33분의 1로 예상됐으며 이날 경기 전 16분의 1이었던 잉글랜드의 본선진출 가능성은 9분의 1로 높아졌다.
○…BBC 방송 등 영국언론들은 마이클오언의 해트트릭을 ‘역사적인’ 일이라고 격찬한 것과는 달리 독일의 표정은 참담했다. 독일의 주전 골키퍼 올리버 칸은 이날 경기를 “재앙”이라고말한 뒤 “우리 대표팀이 자포자기 상황에 빠지거나 내분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왕년의 월드컵 스타 루메니게는 “이처럼 끔찍한경기를 본 적이 없다. 제 2의 워털루 전쟁이었다”라고 말했으며 마르코 레머는 “수치스러운 점수였다. 잉글랜드는 무자비하게 우리의 수비약점을 공략했다”고밝혔다.
○…스웨덴 출신의 스벤 고란 에릭손잉글랜드감독은 명장의 성가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그는 지난 2월 자신감 상실과 결집력 와해로 조 최하위를 달리던 팀을 맡아 하루 아침에 강팀으로바꿔 놓았다. 그는 월드컵 예선서 4연승을 올리며 월드컵 본선 직행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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