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새벽 일본 최대 환락가인 도쿄(東京) 신주쿠(新宿) 가부키초(歌舞伎町)의 소형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 44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하는 참사를 빚었다. 일대에는 한국 음식점과 술집 등도 즐비하나 한국인 피해자는 확인되지 않았다.이날 화재의 피해는1982년 33명의 투숙객이 숨졌던 아카사카(赤坂) 뉴재팬 호텔 화재를 웃도는 것으로, 도쿄에서 일어난 전후 최악의 참사다. 더욱이 비상구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고 소방법상의 필요한 조치를 무시한 데서 비롯된 전형적인 ‘후진국형 인재(人災)’이어서 일본의 안전 신화가 무너졌음을 확인시켰다. 불은 전국에서 연례 방재 훈련이 실시된 당일 새벽에 일어났다.
이날 불은 바닥 면적83㎡의 지하 2층, 지상 4층 건물의 3층 엘리베이터 부근에서 발생, 3층의 마작방과 4층의 음식점을 모두 태웠다. 탈출구인 계단은 발화 지점옆에 있었으며, 그나마 캐비닛과 맥주 상자 등으로 막혀 있었다.
또 반대편의 창마저 간판 등으로 막혀 있어 피해자들이 완전히 갇힌 상태에서 숨져갔다. 조사 결과 3·4층의 점포는 소방계획을소방서에 제출하지 않았고, 2·3층도 소방법상 의무 사항인 줄사다리 등 피난 기구를 전혀 갖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3층 엘리베이터 부근의 가스 계량기에 연결된 가스관이 폭발한 것을 확인,일단 가스 폭발에 의한 화재로 추정했다. 사방 600m 정도인 가부키초는 소형 건물이 밀집해 있으며 각종 유흥업소와 풍속점이 입주해 있으나 대형화재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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