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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 섣부른 긴축, 기업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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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 섣부른 긴축, 기업 망친다

입력
2001.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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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은 2001년 하반기 기업경영의 화두다. 경제 전체에 불황징후가 감지되면서,기업들은 앞다퉈 ‘마른 행주도 다시 짜는’내핍체제에 들어갔다. 하지만 잘못된 다이어트가 건강을 해칠 수 있듯이, 그릇된 긴축은 기업의 골격과 체질 자체를 망가뜨릴 수 있다.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무(無)전략ㆍ오(誤)전략의 긴축경영이 갖는 함정을 CEO들에게 경고했다.

미국 컨티넨탈 항공사는 무리한 비용절감으로 경쟁력 자체를 상실한 사례. 1990년대 초 경영악화에 직면한 이항공사는 대대적인 연비개선 드라이브를 걸었고, 조종사들은 연비향상을 위해 에어컨을 끄는가 하면 운항속도를 너무 줄여 연착사례까지 빈발하게 됐다.

고객들이 외면하는 것은 당연한 일. 수익이 더 나빠지자 이 항공사는 원가절감의 강도를 더 높여, 좌석수를 늘리기 위해 1등석을 아예 없애는 한편 기업고객할인제와 음료제공, 여행사 리베이트도 폐지했다. 그러나 결과는 비즈니스맨들은 찾지않는 ‘싸구려 항공사’란 이미지 뿐이었다.

납품업체를 들볶아 단가를 낮추는 것은 기업들이 가장 애용하는, 그러자 가장 나쁜 ‘허리띠 졸라매기’수법이다. 90년대 초 불황기에 크라이슬러는 납품업체 관리정책을 ‘고통분담’으로 잡았다.

더 많은 부품을 아웃소싱시켜 납품업체 매출을 늘려주는 한편, 납품업체가 비용삭감방안을 제시할 경우 그 혜택을 반반씩 나눴다. 그 결과 비용절감효과는 극대화했고 이 자금으로 신차개발투자에 성공, 크라이슬러는 불황기에미국 자동차메이커 중 유일한 흑자업체로 자리잡게 됐다.

그러나 크라이슬러는 올 해부터 납품업체와 모든 기존계약을 백지화하고 일괄적으로 5%, 2003년까지 추가적으로 10% 비용을 줄이도록 요구했다. 이에 반발한 일부 부품업체들이 크라이슬러 납품을 중단키로 한 가운데, 미국내 일각에선 “과연 크라이슬러의 납품업체 정책이 성공하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감원도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베인&컴퍼니가 미국내 주요 288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결과, 1998년 경기둔화기때 3%이상 감원을 단행한 기업의 주가상승률이 감원을 하지 않았거나 감원폭 3%미만인 업체의 주가상승률보다 오히려 낮았다.

감원으로 인건비는 줄일 수 있지만, 인력재배치ㆍ교육 및 조직충성도 저하 등 감원 후 기업이 치러야하는 보이지 않는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미래에대한 청사진과 성공전략없이 무조건 긴축만 한다면 결국은 경쟁력 자체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외국CEO들 경기전망은

외국 CEO들은 향후 세계경기와 업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외국 주요기업 CEO들의 최근 경기관련 언급을 모아 본다.

“세계 자동차 시장은 아시아와 유럽 라이벌기업들의 경쟁격화와 만성적 과잉설비상태에 직면해 있다. 자동차 메이커들은 당분간 수익압박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자크 나세르ㆍ포드자동차 CEO)

“반도체의 주문대비 출하(BB)율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 반도체 경기가 이제 바닥에 닿았다고 확신한다.”(게라르드 클라이스터리ㆍ필립스전자 CEO)

“(7월말 이후) 들어온 주문이 목표치와 일치한다.사업에 안정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존 챔버스ㆍ시스코시스템스 CEO)

“미국경제는 물론 정보기술(IT) 산업경기도 현재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즉각적 상황개선은 어렵지만 내년 3분기부터는 본격적인 회복이 예상된다.초고속 광역인터넷 서비스의 도입시기가 미국 IT경기 반전에 열쇠가 될 것이다.”(토머스 시벨ㆍ시벨 시스템스 CEO)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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