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면돌파"민주당은 임동원 통일부장관의 해임건의안 표결처리를 하루 앞둔 2일 총무단 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자민련과 한나라당내 개혁성향 의원들을 접촉, 적극적인 설득작업도 벌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자민련의 협조 거부로 표결에서 지더라도 역사에서 이기는 투표를 할 것”이라며 결연한 자세를 보였다.
이상수(李相洙) 총무는 이날 자민련 이완구(李完九) 총무와 장시간 전화접촉을 통해 “자민련이햇볕정책을 근본적으로 무력화하려는 한나라당의 정략적 해임건의안에 찬성할 경우 공조를 꺼리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거듭 이해와 협조를 구했다.
김중권(金重權) 대표는이날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의 신당동 자택 방문하려 했으나 JP의 거절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유리항아리에 돌을 던지면 깨졌다고 선언하지 않더라도 깨지는 것처럼 해임안이 가결되면 공조는 깨지는 것”이라며 “3여가 공조해서 해임건의안을 부결시킨뒤 DJP가 만나 임 장관 거취문제를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은 성명을 내고 “국회의원 개개인의 양심과 역사적 소신에 따른 자유투표(크로스보팅)로임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야 개혁성향 소장의원들의 모임인 ‘정치개혁모임’은 3일 오전 회동, 표결처리에 대한 의견을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철기자
parkjc@hk.o.kr
■한나라 "반란표 막아라"
한나라당은 JP와 자민련이 돌아가기 어려운 다리를 건넌 만큼 한-자 공조를 통한 임동원 장관의 해임건의안 통과를 자신하면서도 마지막 이변 가능성을 경계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3일 표결안’ 수용이 다소 의외이긴하나, 어차피 결심이 섰다면 며칠 늦고 이른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여권이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은 여권과자민련의 몇 가지 ‘장난’ 개연성을 여전히 염두에 두고 있다.
첫번째는 민주당이 자민련측에 추후 당정개편을 통한 임 장관 경질을 약조하고 자민련이 이를 수용해 표결에 불참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표결은 정상적으로 진행하되 해임건의의비(非) 강제성을이유로 임 장관을 해임 않고 있다가 당정개편 때 포함시키는 시나리오다.
2일 휴일 기자간담회를 가진 박희태(朴熺太) 부총재는 “16대 국회 들어와 해임건의안이 5번 상정됐는데 한번도 표결을 하지 못 했다”면서 “자민련의원 일부만 투표장에 들어와 결국 표결이 무산되는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자민련도 이번 만큼은 정상적인 표결을 피해가기 어려우리란 게 당내 다수론이다.
해임안 처리 이후 정국전개와 무관하게 자민련이 이미 되돌리기 힘든 외길 수순에 들어섰다는 판단에서다.
한나라당은 이에 따라 자민련의원들을 상대로 1대1 접촉에 나서는 한편 당내 반란표 원천차단 작업에 들어갔다.
한 핵심 당직자는 “당지도부가 공개적으로 자민련 의원들을 접촉하는 것은 모양새를 그르칠 우려가 있어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표 다지기를 하고 있다”며“반란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는 우리 당 의원들에게는 아예 투표장에 들어오지 말 것을 공개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면서 “해임안 표결 이후의 국정혼란과 국론분열을 이유로 여권이 대중동원 정치에 나설 우려가 있다.
이 모든 사태를 피하기 위해선 임 장관이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말로, 책임한계선 긋기 겸 사전 쐐기 박기를 잊지 않았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자민련 "외길이다"
자미련 김종필 명예총재는 2일 오후 5시30분 민주당에서 이적해 온 4명을 제외한 의원 전원을 마포당사로 불러 의원총회를 주재했다.
외국방문 중인 정우택 해양수산부 장관을 빼고 이한동 총리까지 모두 불렀다. 오전에는 신당동 자택에서 당직자들과 구수회의를 거듭했다.
JP는 비장한 어조로 "1948년 군에 입대한 뒤 오늘까지 안보에 온 정성을 쏟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아집을 버리면 편안하게 해결될 문제를 공연히 고집을 부려 투표까지 하는 사태로 몰고 온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고 "나는 그안(청와대)에서 3년 반 있으면 사람들의 생각이 어떻게 된다는걸 수 없이 보아온 사람이다. 산 증인이다"는 말까지 했다. "책임 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 "그 사람(임동원 장관)이 대한민국이야, 그 사람을 건드리면 대한민국이 없어지나"라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하는 얘기"라고 입을 모았다.
JP는 뒤이어 인근 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겨 의원들과 만찬을 함께 했다.의원들은 'JP가 일일이 술을 따라주기는 총선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JP는 만찬에 합류한 장재식 산자부장관,배기선 송영진 의원 등 입당 의원들에게 "내일 표결에서 그대로 갈수밖에 없어 미안하다'고 했다.배 의원은 "눈물까지 흘리며 호소했는데 이렇게 됐다"며 허탈해 했다.
이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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