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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이렇게] (34)지자체, 월드컵 주인의식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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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이렇게] (34)지자체, 월드컵 주인의식 있나

입력
2001.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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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한국외대 부총장(행정학과 교수)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는 한국과 일본의 국가적 행사인 동시에 실제로 행사가 벌어지는 개별 도시들의 행사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이러한대규모 국제행사가 문화관광부나 행정자치부 등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만의 행사일까. 물론 그렇지는 않다. 이러한 대규모 행사에는 절대다수의 자원봉사자와같은 민간부문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이 대회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및 민간부문이 조화된 합작품일때 비로소 그 성공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이처럼 여러 주체가 참여하는 경우 일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각 주체가 나름대로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다.특히 축제준비기간인 현 시점에서는 축구장을 건설한다든지 참가국 선수들의 준비(훈련)캠프를 마련하는 일을 직접 담당해야 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역할이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1년도 남지 않은 지금 지방자치단체들이 해야 할 일들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일례로 지방자치단체의 열악한 재정상태를 감안하면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장 건설에서부터 준비캠프 보수비용까지 중앙에 손을 내밀어문제가 됐다. 개최권을 따낼 당시 스스로 해결하겠다던 공언은 시간이 지나면서 ‘역시나’로 바뀌었고 결국 정부는 거액의 국고지원을 하지 않을 수없었다. 이는 신뢰의 문제인 동시에 지방의 중앙 의존 관행이 얼마나 뿌리깊은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이다. 지자체는 때로 “진정한 자치 구현”을목청껏 외쳐왔지만 결국 이번에도 결정적인 순간 책임은 중앙에 미루는 식의 이중플레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지방의 세계화’를 위한 절호의 기회인 월드컵에서마저도 국민들로 하여금 자치단체들의 자치역량에회의를 갖게 했다는 점에서 깊이 되새겨 봐야 할 일이다.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는 지방자치와 지역발전에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대구 울산 광주 대전 서울 서귀포 등 지역 브랜드를 세계에알릴 수 있는 이보다 좋은 기회가 있을까.

지자체들은 세계 최대 국제행사의 주인공으로서 자치 역량을 키우거나 이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 월드컵축구대회의진행과정에서 자치단체의 이러한 역량이 증명된다면 이는 세계를 향하여 해당 자치단체의 역량과 좋은 이미지를 심는 셈이 되어 앞으로 자치단체의 운영에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효과는 금전적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커다란 이익이다. 2002년 월드컵이 지방자치단체의 자치능력제고와 세계화의 디딤돌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다음 회부터는 10개 개최도시 시장들이 ‘각 시의 월드컵 준비’를 주제로 기고합니다.

김명수 (한국외대 부총장·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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