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국민ㆍ주택은행, 신한금융 다음은 어디?’4월 닻을 올린 우리금융그룹, 막바지 합병작업을 벌이고 있는 국민ㆍ주택은행과 함께 신한금융지주회사가 1일 공식 출범함에 따라 은행권은 명실상부하게 ‘빅3’체제를 맞게 됐다.
기업 하나 한미 제일 외환 조흥 서울 등 중소은행들 가운데 아직 합병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는 은행은 없다.
대부분 은행들이 1~2년간 탄탄한 경영으로 기반을 다진 후 합병 등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천억원씩의 여신이 물려 있는 하이닉스반도체를 비롯, 부실기업 처리결과에 따라 은행들의 추가합병이 가속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 금융계의시각이다.
■신한금융 ‘선진금융 첨병’선언
신한금융지주회사는 정부주도로 설립된 우리금융지주회사에 이어 민간 주도의 첫 금융지주회사다.
신한금융지주회사의 자산을 모두 합치면 59조원으로, 지난 해말 자산규모 기준 세계 66위에 오른 국민ㆍ주택 합병은행(162조원), 우리금융지주회사(101조원)에 이어 세 번째 규모다.
은행 대형화는 대기업의 부실에 따른 도산 위험을 줄이는 한편 방대한 소매 네트워크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내기 때문에 세계적인 추세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이 한빛은행을 주축으로 기업금융을 주도하고 국민ㆍ주택은행은 소매금융에 특화된 영업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신한금융그룹은 파트너인 BNP파리바와 함께 다양한 선진형 금융기법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라응찬(羅應燦) 신한금융지주회사 회장은 “방카슈랑스 시행에 앞서 은행-보험 연계상품을 출시하는 등 소매금융시장을 리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회사 이사회는 이 날 신상훈(申相勳) 신한은행 상무와 최방길(崔方吉) 신한금융지주회사 설립준비실장을 각각 상무로 선임, 지난 달 9일 주총에서 선임된 라응찬 회장, 최영휘(崔永輝) 부사장과 함께 경영진을 구성했다
■대형은행 파괴력 추가 핵융합 재촉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이 지난 달 중순 서울은행의 매각 협상이 결렬될 경우 시중은행과의 합병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금융계는 은행간 추가 ‘핵융합’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흥ㆍ외환ㆍ한미ㆍ하나은행 등 중규모의 시중은행들이 서울은행 합병파트너로 거론되자 즉각 부인하긴 했지만 서울은행 매각협상 추이에 따라 언제든지 합병론이 다시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현 상태로서는 중소은행들이 빅3 은행들의 틈바구니에서 생존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상일(韓相壹)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ㆍ주택합병은행장 후보로 선정된 김정태(金正泰) 주택은행장이 지난 달 초 선보인 ‘금리인하’ 드라이브가 전 금융권으로 확산된데서 대형화의 파괴력이 드러난 바 있다”며 “앞으로 하이닉스반도체 등 부실기업 향배가 은행들의 경영실적과 직결되기 때문에 은행권 개편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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