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가 언명한 대로라면 8월말로 가부간에 결단이 났어야 할 대우차 매각협상이 9월에 들어선 지금까지 무소식이다. 이런 가운데서 국민의 뇌리에 남게 되는 것은 우리 당국자들의‘허튼 말’이다.진 부총리는 지난 31일 그가자주 ‘활용’하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대우차 매각협상에 대해 “좀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말했다.
이 방송을 들은 국민들은 혼란 속에 울화마저 치밀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불과 10여일 전 그가 바로 그프로그램에 나와서 했던 말과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당시 진 부총리는 “무조건 기다릴 수없다. 이 달말(8월말)까지 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 대안을 검토하겠다.”고큰소리쳤다.
그랬던 그가 스스로 못박은 시한의 마지막 날에 그것도 같은 프로그램에 나와 천연덕스럽게 말을 뒤집으니 참으로 기가 찰 일이다.
국민도 그렇지만 협상 상대방은 또 어떻게 볼것인가. 그뿐이 아니다. 지금껏 대우차 협상과 관련해 당국자들이 늘어놓은 수많은 허언과 실언들은 일일이 열거할 가치조차 없다.
외국기업을 상대로 국익을 다투는민감한 협상의 와중에서 언론도 되도록 인내하면서 관대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것쯤은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는것은 해도 너무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당국자들의 허풍이나 호언이만의 하나 협상 전술전략에 따른 계산된 언사라고 한다면, 그것은 너무 유치하고 저급한 수준이다.
우리가 보기에 그같이 미숙한 장외 플레이는 제너럴모터스와같이 노회한 협상가들에게는 ‘어린아이의 수작’일 뿐이며 역효과를 낳기 십상이다.
실제로 우리 당국자들의 그런 언사가 나올 때마다 협상에서 우리측이 주도권을 잡고 있기보다는 제너럴모터스가 우리를 압박하고있다는 인상을 더해주고 있다.
명심해야 할 것은 협상의 상대가제너럴모터스뿐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실 더욱 중요한 제3의 협상 상대는 국민과 여론이다.
이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는 협상과, 그 결과는 어떤것도 수용될 수 없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 눈을 일시적으로 가려서 무언가를 얻으려는 협상기술은 백해무익하다는 사실도 아울러인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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