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의 30일 대폭락은 기업의 악화한 수익보고서가 도화선이 됐다. 이날 7월의 소비자 지출이0.1% 증가에 그쳤다는 상무부의 발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투자자들은 선 마이크로 시스템스와 코닝 등 미국을 대표하는 두 업체의 부진한 실적에 앞 다퉈 주식을 내던졌다.이날의 투매 패닉 현상을 놓고 월가는 주식시장이 정부와 민간경제 연구소가 내놓은 각종 경제지표 보다개개 기업의 수익보고서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명확한 결론 도출이 불가능한 혼란스런 경기지표로 시장을 움직이기에는 업체의 수익성을 토대로 느끼는 투자자들의 ‘체감 위기지수’ 가 워낙 크다는 것이 수치로 증명된 것이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기업재고가 예상외로 급속히 소진되고 있고,금융 당국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을 들어 연말께 경기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여전히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정부의 경기부양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더욱 냉담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금리보다 기업 수익을 더 중시하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시장을 중장기 전망보다 눈앞의 수익성에 더 흔들리게 하는 요인”이라며“기업 수익이 좋아진다는 지표가 나오지 않는 한 어떤 호의적인 경기지표로도 지금의 폭락 장세를 멈추지 못할 것” 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앞으로 증시가 언제 회복될 것이냐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일단 2ㆍ4분기성장률이 제로나 마이너스는 면한 만큼 3ㆍ4분기 성장률이 다소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투자분석가 네드 릴리는 “기업의 악화한 수익성을 반전시킬 전환점이 가까워졌다” 고 말했다. 반면 비관론자들은 당분간 주가가 폭락할 것은 분명하다며 소비가 대폭 늘어나지 않는 한 하강 곡선은 계속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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