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의 도살자’로 악명을 날린 슬로보단밀로셰비치(59) 전 유고연방 대통령이 ‘모범수’로 변신했다.6월 28일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구 유엔 유고전범재판소(ICTY)에 전격 인도돼 헤이그 교외의 셰베닝겐 교도소에 수감된 밀로셰비치는 38명의 동료들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는가 하면 동료들의 권익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화장실이 딸린 샤워실과 사무용책상, TV, 라디오 침대 등을 갖춘 독방에서 주로 어네스트 헤밍웨이의 소설을 읽고 있으며, BBC 방송을 애청하는 등 ‘조용히’ 생활하고 있다. 또 하루 5길더(2,500원)가 주어지는 노역도 묵묵히 견뎌내고 있으며 매일 1시간의 산책을 즐기고 있다.
교도소 간수들은 “밀로셰비치는 24시간 감시하기 위해 밤새 독방의 전등을 밝히는 것에 대한 불만을 빼고는 전형적인 모범수”라며 “특히 겸손하고 격의 없는 태도로 카드놀이를 즐기는등 동료들 사이에 인기도 만점”이라고 말했다.
고문과 강간, 인종청소 등의 죄목으로 수감된 동료 중에는 보스니아 이슬람교도와 크로아티아인들도 포함돼있어 ‘충돌’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이들도 모두 밀로셰비치의 다정다감함에 매료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밀로셰비치는 30일 두 번째로ICTY 법정에 출두, “전범재판소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유고에 행한 범죄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심리에 응할 수 없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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