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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피셔 수석부총재 "굿바이 I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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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피셔 수석부총재 "굿바이 IMF"

입력
2001.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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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동안 세계 금융위기의 현장을 누벼온 스탠리 피셔(57) 수석부총재가 31일 퇴임 기념 만찬을 끝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을 떠난다. 호르스트 쾰러 총재와의 불화, 미국과 유럽의 갈등 등 그의 퇴진을 둘러싼풍문은 많다. 이유야 어쨌든 그를 보내는 회원국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특히 IMF의 지원으로 위기를 넘겼던 중남미와 아시아 신흥공업국, 아프리카개발도상국은 큰 손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세계적 경제난에 대한 위기감이 한껏 높아진 때라 이들 국가의 아쉬움은 더 크다.

미국 매사추세츠(MIT) 공대 개량경제학 교수에서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를거쳐 1994년부터 IMF에 몸담은 피셔는 ‘금융 전도사’, ‘해결사’라는별칭을 얻을 정도로 구제금융지원에 열성이었다.

페소화 가치 폭락으로 ‘데킬라 파동’(1995년)을 겪은 멕시코, 한국을 비롯해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금융위기(1997년), 채무불이행(디폴트)위기에 몰렸던브라질(1998년), 최근의 아르헨티나까지 그가 주도한 IMF 구제금융의 혜택을 본 나라는 십 수개 국에 이른다.

그의 성과가 특히 빛나는 이유는 IMF 고위 집행부나 최대자금분담국인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매번 지원을 성공시켰기 때문. 이번에 아르헨티나에 80억달러의 수혈이 이뤄지도록 한 데도 피셔 부총재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가 이 나라에 얼마나 지원할 수 있겠는가.” 금융 지원을 논의하는 회의에서 피셔의 첫 마디는언제나 똑같았다고 한 은행관계자는 전했다. 투자자들의 고통 분담을 강제하지 않는다는 불평이 나올 때마다 그는 “터키나아르헨티나 같은 나라가 강력한 경제 개혁을 약속했는데, 어떻게 지원을 거절하느냐”며“IMF는 회원국을 도와야 할 책임이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재임 중 사후조치 보다 금융위기를 적극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예방적 신용제도(CCL)’라는 정책을 신설하기도 했다. 지난 해 IMF 총재선거에 도전했을 당시 아프리카 20개 국의 적극적 지지를 얻은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니다.

그가 떠난 IMF는 예전같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후임 앤 크루거(67)미 스탠퍼드대 교수는 IMF의 구제금융을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고 비난해온 미국 공화당 정부의 지지를 받는 인물이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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