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2%로 하향 조정한 미국 상무부의 발표를 계기로 미국의 경기전망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초미의 관심사는 미국 경제가침체(recession)에 들어섰느냐 하는 것과 경기가 언제쯤 회복세로 돌아설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정부 관리들을 비롯, 각계 민관 전문가들은 수많은 경제지표에 낙관과 비관이 혼재해 있어 분명하게 침체여부를 단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이 일단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경기 하강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제조업 분야의 재고가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재고가 줄어든다는 것은 생산라인이 다시 가동되고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되 살아나는 계기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경기회복의 핵심열쇠로 여겨져 왔다.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2ㆍ4분기 재고 감소액은 384억 달러로 예상치 269억 달러를 훨씬 초과했을 뿐 아니라 1ㆍ4분기의 271억 달러보다도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자 신뢰지수의 2개월 연속 하락에도 불구, 개인 소비지출 역시 증가세가 예상치(2.1%) 보다 높은2.5% 로 나타나 소비 심리가 살아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문제는 제조업 분야의 위축된 투자심리와 확산되는 고용 불안이다. 2ㆍ4분기 기업투자는 연14.6% 급감, 1980년 2ㆍ4분기 이후 최악의 감소세를 기록해 경기 전망에 대한 비관론을 여전히 부추기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낙관론자들은 최근 제조업 분야의 판매가 회복세를 보여 지난 해 8월 이후 0.6% 감소에 그쳤다는 점과 실업률도 4.5%로 3월에 비해 불과 0.2% 늘어난점 등을 들어 투자심리가 해빙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 회복 시기에 대해서도 연말과 내년 중반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독일민간경제연구소인 ifo는 29일 경기둔화 속도가 점차 완만해지고 있으나 본격적인 경기회복은 미국을 시작으로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10월 예상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금리인하와 올해에만 400억 달러로 추산되는 세금감면, 소비 심리 등에 대한 기대도 여전히존재하고 있어 연말 또는 늦어도 내년 초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침체가 GDP, 소득, 고용, 재고 등 여러 분야의 추이를 종합, 일정기간 계속되는 개념으로파악할 때 미국 경제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하기는 어렵다면서 앞으로 경기 추이에 따라 낙관과 비관론에 대한 논란이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日디플레, 생산감소로 파급
소비부진에 따른 물가 저하로 빚어진 일본의 디플레이션이 생산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30일 7월의 광공업 생산지수가 전달보다 2.8%떨어진 95.0로 5개월 연속 하락했다고 밝혔다.
1995년 수준을 100으로 한 이 지수가 95.0까지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지수가 5개월 연속 하락을 기록한 것도 97년 8~12월 이래 처음이자 현행 기준으로는 최장기록이다.
업종별로도 전자·기계 분야등 일본 주력 산업의 생산 감소가 두드러졌다.
한편 휴대폰 생산을 중심으로 고성장을 거듭해 온 ‘교(京)세라’는 연내에 전체 사원 5만1,000명의 약 20%에해당하는 1만명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세라의 감원 계획은 마쓰시타(松下)전기, 히타치(日立), 도시바(東芝), 후지쓰(富士通) 등에 이은 것으로 휴대폰과 전자부품 판매가 예상을 크게 밑돌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또 전자업계 전면적인 생산 감축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마쓰다가 해외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대규모 인원 정리를 검토하고 있어, 감원과 생산 감축은 일본 산업의 마지막 보루인 자동차 업계에 까지 번질 조짐이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