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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세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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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세금 홈페이지

입력
2001.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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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피할 수 없는 것이 두 가지있다고 한다. 죽음과 세금이다. 세금은, 해가 지면 없어지는 것 같지만 희미한 불빛에도 즉시 되살아 나는 그림자와도 같다.언제나 우리를 따라다닌다.사회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국가가 제 기능을 다하려면 세금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누구나 인정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소득의 일정 부문을 떼어내는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납세를 ‘의무’로 못박고, 구체적인 사항을 법률로 규정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자영업자는 소득의80%만 신고하면 성실신고로 인정된다. 봉급생활자도 그 정도면 되지 않겠느냐.” “연예인은 의상비도 비용으로 인정 받는다.

직장인도 옷 사 입고 매일 교통비를 쓰지만 기초공제 금액은 100만원밖에 안 된다.” 재경부가 올해 세제 개편안 확정을 앞두고 국민의견을 듣기 위해 개설한 홈페이지에 쏟아진 납세자들의 의견이다.

대부분 세금이 너무 많아 줄여달라는 이야기다. 소득세율 인하의 부정적 측면을 지적한경우도 있다.

■자신에게 불리한 것은 잘 밝히지 않는 속성에 비추어, 홈페이지에는 재경부가 공개하기 어려운 사연과 기발한 제안이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왜 새삼스럽게 홈페이지를 열었는지 잘 알 수가 없다. 국민들이 세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서 일까.

아니면 세정 개선을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구하고자 했을까.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그저 세금에 대한불만을 쏟아낼 공간을 제공해 사전에 납세자들의 분을 삭이려고 했던 것일까.

■정부와 여당 고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내년에는세금이 조금 줄어들 것 같다. 그러나 한번 따져보자.

한 달에 100만원, 200만원 받는 서민들의 세금이 과연얼마나 줄어들지 계산해 보면 ‘껌 값’에 불과해 한숨부터 나온다.

그렇다고 무작정 세금을 깎아달라고 아우성칠정도로 국민들은 어리석지 않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말이 갈수록 봉급생활자에게만 진리인 것 같다.

정부가 핵심은 비켜가면서,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열심히 했다고 생색만 내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상호 논설위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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