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가진 한국에대한 부정적 이미지 가운데 하나는 TV화면에 방영되는 화염병 난무하는 노사분규다.한국에 진출한 외국인 투자기업들도 경영상 어려움으로 강성노조,엄격한 노동법 등 노무관련 애로를 꼽는 경우가 많다.
사실 외국인투자 옴부즈맨 사무소에 신고된 고충사례 중 노무관련 사항은 전체의 10.6%를 차지한다. 하지만 외투기업 중에는 노사화합을 통해 경영실적을 올리고 노사공영을 실천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한국 후지제록스와 LG필립스 LCD가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후지제록스는1998년 일본 후지제록스사가 100%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새롭게 거듭났다.
국내에 처음 복사기를 도입한 이 회사는 2000년에는 노조가 나서 서무 교섭 임금협상을 제의하고, 임금 인상을 회사에 일임하는 노사화합과 신뢰의 모범을 보였다.
최고 경영진의 투명경영도 노사간의 신뢰를 든든하게 만드는 버팀목이 됐다. 이 회사 경영진은 매달 전자우편을 통해 전사원에게 경영실적을 낱낱이 공개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한다.
분기별로 경영정보를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제작, 전직원에게 배포한다. 또 워크숍을 개최하여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LG필립스LCD는LG와 필립스가 합작한 TFT-LCD 개발ㆍ생산업체다. 이 회사는 LG전자, LG반도체 등에 흩어져 있던 인력을 흡수, 출범 때부터 조직 결속력에 세심한 관심을 가져왔다.
우선 조직의 융화를 위해 다양한 수평ㆍ수직 대화채널을 마련했다. 제안이나 건의에 대해선 최고 경영자가 15일 이내에 반드시 답신을 주는 제도를 운영했다.
또 부서간 자매 결연제도, 취미생활 함께하기, 공동체 의식 교육도 꾸준히 추진했다. 공정한 인사제도는 두말할 필요도없다.
회사의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조직의 결속력은 놀라울 정도로 높아졌다. 무 가동 손실을 줄이기 위해 노조가 앞장서서 ‘365일 연중근무 체제’를 선언했다.
불량률을 낮추고,원가를 절감하는 일에도 근로자들이 동참했다. 첫해 매출 2조3,000억원, 순이익 6,170억원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국내 1,000대 기업중 가장 높은 매출증가율과 순이익 증가율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근로자 1인 당 1,000%라는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었다.
이들 회사 외에도신뢰와 화합을 바탕으로 협력을 이끌어내 노사 모두가 승자가 된 외투기업들은 많다.
경영진의 투명한 경영방침, 경영정보의 솔직한 공개, 그리고 근로자와의 끊임없는 대화노력이 바로 성공의 전제 조건들이다.
문화와 정서가 달라 불필요하게 치뤄야 하는 대립과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는 길은 노사간의 솔직한자세와 지속적인 대화뿐이다.
金完淳(외국인투자 옴부즈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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