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출근하기도 전에 짜증부터 나요”성남 분당신도시에서 서울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김모(37ㆍ서현동)씨는 오지 않는버스를 한없이 기다리며 내?b는 말이다.
그가 기다리는 버스는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한남대교를 거쳐 광화문으로 가는 45-2번 직행버스. 앞 유리창에 광화문행이라고 크게 써붙인 버스는 수시로 도착하지만 45-2번은 15~20분에 한 대씩이어서 자칫하면 정류장에서 20분을 허비하기 일쑤다.
“다른 버스를 타도 되지만 강남 일대를 빙빙 돌아가기때문에 직행버스보다 20~30분이 더 걸려요. 그래서 아침마다 고민하지요. 하지만 직행버스를 기다리는 편이 출근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의 고민은 서울시와 성남시, 그리고 버스업체들의 이기주의로 앞으로도 상당기간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분당을 거쳐 광화문ㆍ강북으로 운행하는 버스는 1005, 1005-1(2개 노선), 1005-5, 45-2, 9000,906 등 모두 7개.
이중 직행노선은 45-2, 9000번 등 2개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강남역-신사역 등을 거쳐 강북으로 향한다.
이 같은 노선불균형은 분당신도시 탄생 때 버스업체들이 강남지역을 돌지 않으면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다는 이기주의에서 빚어졌다. 당시만해도 교통체증이 그다지 심하지 않아 주민들의 불편이 심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용인ㆍ수지지역의 개발과 분당 인구의 급증, 강남지역 교통체증 악화 등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서울행 출근길은 ‘시간먹는 도로’로 변했고, 강남지역을 통과하기도 쉽지않게 됐다. 분당주민들로부터 광화문 직행노선 확충 요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서울시는 광화문 교통체증을 이유로 분당-광화문 직행 노선 확충에 극력반대하고 있다.
광화문의 경우 분당뿐 아니라 다른 신도시에서도 노선확충을 요구하고 있어 분당쪽에만 특혜를 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요구를 들어주면 광화문 일대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김씨는 “직행노선 버스가 모자라기 때문에 너도 나도 자가용을 몰고 나와 서울의 교통체증을 부추기게 된다”면서 “서울시는 멀리 내다봐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남시는 서울시측의 반대로 방법이 없다는 투다. 한 관계자는 “노선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양재, 강남역까지 버스를 타고 간 뒤 지하철로 갈아타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충고할 뿐이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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