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방송사의 승부는 디지털 방송인 HDTV(고화질 텔레비전)에 달려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TV 방송 3사는 11월부터 주당 10시간 이상 HD TV 본방송을 앞두고 HD TV용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다양한 방송물 제작에 나서고 있다.9월 3일 방송될 MBC ‘신라천년, 침묵의 소리’ 는 장기간에 걸쳐 본격적으로 HDTV용으로 제작된역사 다큐멘터리다. 국내 최초의 HDTV용 역사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유장한 신라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유적에 대한 조명이별로 이뤄지지 않았다. 기존의 미스터리 기법이나 추리형식의 역사 다큐멘터리 방식을 지양하고 재미있고 즐겁게 볼 수있게 내용을 구성했다.
HDTV라는 점에만 주목하지 않고 영상과 내용을 조화시켰다.” 다큐 전문 연출자인 이강국PD의 말이다.
아날로그 방식의 다큐보다 제작 기간이 2~3배인 1년 여에 걸쳐 만든 ‘신라천년…’은 도시 전체가 유적지로 구르는 돌 하나 하나에도 역사의 흔적이 있다는 경주와 남산 일대의 유적지를 정교한 영상과 상세한해설로 조망한다. 경주박물관장을 역임한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강우방 교수가 길라잡이가 됐다.
이 다큐의 구성도 독특하다. “역사는 생명이다”라고주장하는 이PD는 신라의 탄생에서부터 노년기까지 순차적으로 다큐를 전개했다.
박혁거세가 알에서 깨어난 곳 나정(羅井), 초기 왕들이 묻힌 오릉, 그리고계림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신라의 소년기에서는 바위 속에 피어난 신라인의 미소와 영혼을 고찰한다. 고구려와백제의 불상과 달리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불상, 삼화령 애기부처, 부처골 감실석불, 분황사 석탑을 정교한 화면으로 보여준다.
문무왕 8년(676년),삼국통일 후의 신라 모습을 보여주는 청년기에서는 선도산 마애삼존불과 사천왕상, 인원사를 역사적 의미와 함께 고찰하며 장년기에서는 성덕왕릉, 석굴암,열암곡, 포석정을 조명한다.
폐허를 간직한 겨울바람 속에서 만나는 신라 마지막 모습의 노년기에서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황룡골과 경순왕릉을 다양한 자료 화면으로 보여주며 신라 천년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이 PD는 “ 이 프로그램이 역사적인 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많은 유적을 소개했고 역사를 공부하는 청소년들이 많이 시청했으면 한다” 고 말했다.
HDTV는 현재 아날로그 방식의 TV보다 화질면에서 5배 정도 선명하고 정교하며 음향 역시 CD수준이다. HDTV가 있는 가정에서는 정교한 화면으로 볼 수 있지만, 일반 가정에서도 아날로그 수상기로 시청이 가능하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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