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서실과 집권당 간의 싸움이 마침내 표면으로 부상했다. 김중권 민주당대표가 청와대 비서실을 겨냥, “끊임없이 나를 밀어내려 한다” 며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집권층 내부의 권력 투쟁은 정국의 불확실성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나아가 국정에 엄청난해악을 끼친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할 만한 사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누가 옳고 그름을 떠나 집권측은 이런 식의 치졸한 권력투쟁을 조기에 수습하지않으면 안 되리라고 본다.
그런 다음, 권력 투쟁을 야기한 데 대한 성찰과 함께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정권의 최소한의 도리가 아닐까 생각된다. 바람직한 것은 차제에 당과 청와대의 면모를 일신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전날에 이어 또다시 청와대 비서진들을 향해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청와대 참모들이 사심을 갖고 장난을 치고 있다”고 말하고, ‘장난을 치는 세력’이당 출신 참모라고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집권당 대표로서 의외의 행동이다.
그는 또 “당내 일부 세력도청와대와 동조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 대표가 지목하는 세력은 다름아닌 DJ 정권의 기반 세력인 동교동 출신들.
따라서 이번 싸움은 당과 청와대 간의 싸움이라기보다, 정권의 기반세력인 동교동파와 비동교동파 간의 싸움임이 보다 분명해졌다. 이는 집권층 내부의권력투쟁이 갈 데까지 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매우 심각한 사태다.
집권당과 청와대는 김대중 대통령의 휘하 조직이다. 김 대통령은 당 총재로서 당을총괄 지휘하며, 국정의 참모조직으로 청와대 비서실을 거느리고 있다.
따라서 당과 청와대가 2인 3각처럼 대통령을 보좌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그럼에도 보좌는 뒷전으로 팽개치고 권력다툼을 벌이고 있다니, 국정이 제대로 굴러갈 턱이 없는 것이다. 국정 곳곳에서 파열음이 일어나는 것은 필연지사다.
청와대와 집권당 간의 밥그릇 싸움으로 여권 전체가 권력투쟁에 휘말린다면 그로부터 파생되는 부정적 영향은 고스란히 국민들이 뒤집어쓰게 되어 있다.
우리 정권사의 교훈에서 본다면, 정권 내부의 권력투쟁은 아이들의 연못 돌멩이 던지기 놀음에 지나지 않는다.
‘연못의개구리’ 의 신세는 애꿎게 국민들의 몫이 되는 것이다. 집권측은 이를 깨달아 하루빨리 대오 각성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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