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의 반란’이 절반의 성공을 이뤘다.청송 심씨 종중(宗中)을 상대로 소송을 냈던 심정숙(65)씨 등 문중 여성 3명은 28일 서울고법의 조정으로 1,000만원씩을 받는 조건으로 합의하고 소를 취하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재산을 받지 못하자 소송을 제기했던 이들이 종중측으로부터 소정의 재산을 받아냄으로써 지위를 간접적이나마 인정 받은 것.
이번 결정은 2주 안에이의가 없을 경우 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지닌다.
성주 이씨 안변공파 종중을 상대로 소송을 냈던 이계순(49)씨 등 여성 26명도 지난달 23일 서울고법의 조정으로 종중측과 합의금 1,000만원을 지급 받는 조건으로 합의, 소송을 취하했다.
이번 조정으로 70여명의 나머지 청송심씨 여성 종원들도 비슷한 대우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으며, 성주 이씨 종중은 나머지 300여명의 여성 종원들에게 1,000만원씩을 지급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종중 여성들의 소송은 1997년경기 용인 수지 일대 땅값이 뛰자 남성 종원들이 여성들을 따돌린 채 부동산 매각 대금을 나눠 가진 것이 발단이 됐다.
종중이 종원 규정을 만20세이상 남자로 개정하는 바람에 남성들은 1인 당 2,500만원~1억8,000만원까지 나눠 가진데 비해 여성들은 한푼도 받지 못했다.
이들은 이에 항의, 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는 ‘종중 종원은 20세 이상 남자로 인정한다’는 대법원 판례로 인해 모두 패소했다.
양 측이 항소심서 합의키로 한 것은,원고측이 승소하기에는 대법원 판례가 너무 확고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피고측도 최근 들어 여성 종원의 지위를 인정하는 종중들이 늘어나는데다 사실 상원ㆍ피고가 같은 핏줄이라는 점을 감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법원이 여성 종원의 지위를 법적으로 확인하는 판례를 남기지는 못한 데다 여성 종원들이 남성들이 받은 액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합의금을 받기로 해 절반의 성공만 거뒀다는분석이다.
이에 따라 여성단체와 법조계에서는 당시 용인 수지지구에서 시작됐던 종중 소송 3건 중 현재 유일하게 서울고법에 게류 중인 용인 이씨사맹공파 여성 종원들이 종중을 상대로 낸 종원 확인 소송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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