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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 쌀값 전쟁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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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 쌀값 전쟁 나섰다

입력
2001.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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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이 헐값이 되는 것을 정부가 방치하도록 놔두지 않을 작정입니다.”쌀 재고가 사상 최대로 늘어난 가운데 올해도 대풍이 예상돼 쌀값 폭락이 눈 앞으로 다가오자 농민들이적자 보전을 요구하며 추곡수매 거부와 대규모 집회를 추진하는 등 ‘쌀값 전쟁’에 나섰다. 농민들은 29일 “정부가 발표한 농안기금지원도 ‘언 발에오줌누기’에 불과하다”며 쌀값 안정을 위한 근본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6월부터 최근까지 1999ㆍ2000년산 보유 벼를 상인이나도정업자 등에게 일제히 공매했으나 매각률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 농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번 공매에서 전남은 전체 물량의34.1%인 106만가마를 파는데 그쳤고 충남 경남 경북의 판매물량도 각각 계획물량의 54.5%, 26.6%, 35.2% 수준이었다.

전북 정읍시 정우면 농민회와 여성농민회 소속 농민 300여명은 28일 면사무소 앞에서 쌀값 보전을위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정부가 시중 쌀값을 수매가 기준으로 보장하고 대북 쌀지원을 국내산으로 하라”고 요구했다. 충남과 충북 농협조합장도24일과 29일 각각 회의를 갖고 “적자보전책이 없을 경우 올해 추곡수매를 거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전남 나주시 왕곡면 농민들은 추수 후 관청마다벼를 쌓아 놓고 불을 지르는 집단행동까지 계획하고 있다.

농민단체들은 대규모 집회와 농성을 준비중이다. 전남도내 18개 시ㆍ군 농민회는 내달 3일부터 시ㆍ군청과농협 앞에서 정부의 쌀 대책을 촉구하는 천막농성에 들어가고 전국농업경영인총연합회(전농총)는 영남지역에서 농민 2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다.

정부의 농안기금 3조9,000억원 지원에 대해서는 손실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농민박원기(朴元基ㆍ60ㆍ전남 나주시 동강면)씨는 “농안기금이라는 게 돈을 빌려주는 것인데 그렇지 않아도 부채에 허덕이는 농민을 또 다시 빚더미에 앉힐생각인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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