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들어 한반도의 기온이 상승, 겨울은 따뜻해지고 여름에는 열대야와 열대일이 늘어나는 등‘아열대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상전문가들은 아열대화가 지속될 경우 해수면이 올라가고 말라리아, 이질 등이 번창하는 등 생태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기상청은 29일 최근 30년간의 기후측정값을 평균한 ‘새 한국기후표(1971~2000년 평균값)’를발표, “구 기후표(1961~1990년)와 비교한 결과 겨울철 기온은 최고 1도 상승하고 열대일과 열대야는 전국적으로 연간 10여일 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어 “제주 남해 등 일부지역에서 아열대기후 특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혀 처음으로 아열대화를 공식인정했다.
새 기후표에 따르면 겨울철 평균기온은 0.4도~0.8도, 겨울철 하루 최저기온 평균은 대구 0.9도,서울ㆍ포항 0.8도 등 전국적으로 상승했다.
한겨울인 1월의 상승추세는 더욱 뚜렷해, 서울과 대구의 하루 최저기온 평균값이 1도나 올라갔다. 얼음이어는 낮 최고 0도 이하의 날도 제주 20일, 서울 15일, 대구 13일 등으로 현저하게 감소해 매서운 겨울추위가 실종돼 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름철 기후도 낮 최고기온 30도 이상인 ‘열대일’ 과 아침 최저기온 25도 이상인 ‘열대야’가 크게늘어나 아열대 지역을 닮아가고 있다. 열대일은 ▦포항 14일 ▦대구ㆍ인천 10일 ▦제주ㆍ강릉 8일이 증가했고, 열대야도 ▦울산 10일 ▦강릉9일 ▦부산 8일 ▦서울 6일이 각각 늘어났다.
강우패턴은 8월 강수량이 늘어난 가운데 4월과 10월은 강수량 감소가 뚜렷해 아열대의 특성인 ‘건기와 우기’추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박정규(朴正奎) 장기예보과장은 “기온 상승이나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잦아지는 것으로 보아 아열대기후와 흡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며 “지구온난화나 엘니뇨 등이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이지만 향후 지속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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