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기온상승과 열대야ㆍ열대일 급증, 기록적 집중호우….’여기에 해수온 상승까지 맞물려 우리나라가 아열대성 기후로 접어들고 있다는 그동안의 관측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기상청이 29일 발표한 ‘새 한국기후표’가 바로 그 징표.■겨울기온 상승
아열대기후는 온화한 겨울이 가장 큰 특징.한반도 기후가 그 특성을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
90년대 들어 겨울철 전국 평균기온이 0.4~0.8도 오르면서 서울의 10년간 12월 평균기온이 처음 영상을 기록할 만큼 따뜻해졌다.
이에 따라 겨울은 갈수록 짧아져,얼음이 어는 낮 최고 0도 이하의 날은 최고 20일(제주)까지 줄어들었다.낮 최고 0도가 관측되는 마지막 날도 일주일 안팎이나 빨라지는 등 '반짝 겨울'현상이 뚜렷하다.
한국교원대 정용승 교수는 "아열대의 기준인 1월 평균 영하3도선이 최근 들어 중부지방까지 올라갔다"며 "남부는 물론 중부에도 아열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여름기후 극단화
'열대야'와 '열대일'이 늘어나는 등 여름철 기후에서도 아열대화가 감지된다. 여름철 기온 상승폭은 의외로 높지 않지만 기상청은 이를 "집중호우 등 여름철 강수량 증가에 따른것"으로 보고 있다. 집중호우와 열대야가 여름철 기후의 특성이 돼 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8월 강수량 증가와,4월 및 10월 강수량 감소가 반복되고 있어,전문가들은 아열대의 또 다른 특성인 '우기와 건기'추세가 이어지지 않을까 주목하고 있다.올들어서는 봄철에 100일 이상 비 다운 비가 한 번도 오지 않았지만,여름 들어 하루만에 봄 가수량을 넘어서는 집중호우가 퍼붓는 등 '우기와 건기'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잇다.
기상청은 "과거 기록에서는 찾아보기 드문 기록적인 호우가 빈발하고 있어 기후형태가 중국 남부나 일본 남부 지역과 유사한 아열대 다우 기후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고 아열대화의 일단을 인정했다.
■농업생산 감소 등 피해 우려
교원대 정 교수는 "현재는 중부지방에 걸쳐 있는 영하 3도선이 머지 않아 북한까지 올라갈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농업과학기술원 등도 이미 종자개량 등 연구에 착수한 상태.기온 상승은 식물의 개화,수정 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열대화가 지속될 경우 현재 품종으로는 농업생산량이 급감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반면 기상청은 '국지적인 아열대화'를 인정하면서도 "최근의 기후현상만으로 우리나라 전체가 아열대기후로 변화하고 있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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