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조형물이라 철거가 불가피했다.” “민감한 시기에 기습철거한 것은 숨은 의도가 있어서다.”25일 서울대 대학본부가 교내에 세워진 6ㆍ15 기념탑을 무허가 조형물이라는 이유로 전격 철거해 학생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 기념탑은 6월초 일부 학생들이 구성한 ‘6ㆍ15 남북 공동선언 1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회’가 모금을 통해 지난달 29일 학교 정문 안쪽 장승 옆에 설치한 것.
가로 60㎝, 세로 30㎝, 높이 120㎝ 규모의 벽돌탑 전면 동판 위에는 남북 공동선언문 전문(全文)이 새겨져 있다.
학교측은 “정당한 절차를 밟지 않은 무허가 조형물인데다 미관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철거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기념탑을 세운 이후 한달 가까이 아무런 말도 없다가 8ㆍ15 방북단 문제로 민감한 시기에 기습적으로 철거한 것은 사회적 ‘보ㆍ혁 갈등’을 교묘하게 이용하려는 의도”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현재 학교측은 기념탑을 복원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고 학생들은 배상을 요구하겠다고 맞서 기념탑 철거를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양정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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